[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일본 수출규제 대책 특별위원회 임명장 수여식 및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2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일본 수출규제 대책 특별위원회 임명장 수여식 및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24

여야 간 진실공방으로 번져

올해 최종예산 676억 늘어

정부안도 소폭 증가 확인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최근 ‘대구예산 홀대’ 발언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이 반발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한국당이 또다시 반박 성명을 내면서 민주당과 한국당 간 진실공방으로 번져가는 모양새다.

지난 16일 대구를 찾은 황 대표가 한국당 정책위 주최로 열린 ‘대구 경제살리기 토론회’에 참석해 “올해 다른 광역단체 예산은 다 늘었는데 대구만 줄었다. 문재인 정부가 경제보복을 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 화근이 됐다. 또한 내년도 예산도 대구시가 3조 4418억을 요청했는데, 5월 말까지 각 부처 반영액이 요청 예산의 80.9%밖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게 황 대표의 주장이다.

이에 민주당이 발끈했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지난 17일 성명서를 내고 “대구시의 올해 예산이 3조 719억원으로 전년 대비 679억원 증액돼 ‘대구만 줄었다’는 황 대표의 말은 사실과 다르다”며 “황 대표는 가짜뉴스로 대구경북 시민을 현혹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설명을 보면, 정부 부처 반영비율(5월 말) 80%대는 낮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 황 대표가 국무총리로 재직하던 시절인 2016년(2017년 예산) 정부부처 반영액은 2조 8172억원으로 대구시 신청액(3조 5661억원)의 78.99%에 그쳤다. 이후 정부안이 3조 554억으로 늘었고 국회 심의를 통해 3조 1584억원으로 확정됐다. 기획재정부의 심의를 거쳐 정부안이 확정되면 국회 심의 과정에서 대부분 증액이 이뤄진다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논란이 거세지자 한국당 대구시당도 반박 성명을 냈다. 한국당은 21일 “민주당이 오히려 가짜뉴스를 제공하고 대구시민을 속이고 있다”고 맞받았다.

이어 “황 대표는 분명 정부 반영액을 기준으로 대구예산 홀대라 주장했지만 민주당의 계산방식은 대구시 신청액과 최종안(국회 증액 포함)을 말한 것이며, 나아가 2017년도에 편성된 2018년 예산은 쏙 빼놓았다”면서 “국회 증액은 정부안을 대구 국회의원들이 노력해서 증액한 것이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대구에 대한 인식은 ‘정부안’을 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과 한국당이 황 대표의 ‘대구 홀대론’ ‘대구 패싱’ 발언과 관련해 양측의 거센 공방이 오가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어느 쪽 말이 사실일까? 하나씩 짚어봤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2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24

◆올해 대구 예산만 줄었다?

중앙정부의 예산편성은 대개 4단계로 진행된다. 기획재정부가 재정운영계획을 수립하고 중앙부처에 예산편성지침서를 시달하면, 각 중앙부처가 그들의 사업을 확정해서 예산요구서를 제출한다. 중앙예산기관은 각 부처의 예산요구서를 사정해 정부 예산안을 확정한다. 정부 예산안은 국회에 제출되고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문재인 정부의 2018년 편성된 2019년 올해 예산을 보면 대구시가 3조 3000억을 요청했는데 3조 719억이 확정돼 그 전 해보다 676억원이 늘었다. 다만 대구시 예산은 부산·경남, 광주·전남 등과는 달리 2018년 대비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부산시는 7186억원 늘어난 6조 613억원을 확보했고 경남도도 4조 8268억원으로 2602억원이 증가했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작년보다 2346억원, 6008억원 증액됐다.

하지만 TK지역(대구·경북)의 하나인 경북의 경우도 4685억원이 늘어나 문재인 정부의 대구·경북 홀대나 예산 줄이기는 찾아볼 수 없다.

‘문재인 정부의 대구에 대한 인식은 ‘정부안’을 기준으로 봐야 한다’는 한국당 대구시당이 주장대로 ‘정부안’을 토대로 또한 살펴봤다.

지난해 편성된 올해 정부안에 따르면 대구 예산은 2조 8902억원으로 지난해 2조 8885억원 보다 소폭이지만 늘었다. 정부안도 줄지 않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하지만 ‘2017년도에 편성된 2018년 예산은 쏙 빼놓았다’는 대구시당의 지적대로 2017년도에 편성된 2018년 정부안을 보면 다른 시도와 달리 2조 8885억원으로 전년(2017년 예산)보다 1669억이 줄어들긴 했다. 다만 그 전해인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1874억이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어 문재인 정부라서 대구 예산을 홀대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정부안은 2015년(2016년 예산) 3조 2428억, 2016년(2017년 예산) 3조 554억, 2017년(2018년 예산) 2조 8885억, 2018년(2019년 예산) 2조 8902억이었다.

‘내년도 예산도 5월 말 기준 각 부처 반영액이 요청 예산의 80.9%밖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주장과 관련해서도 따져봤다.

문재인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중 탄핵심판 된 이후, 2017년 5월 9일에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당시 후보가 제19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같은 해 5월 10일 출범했다. 이에 따라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2017년 부처 반영액과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2019년 부처 반영액 4년치를 확인해봤다.

2016년 대구시 신청액 3조 5661억원-부처 반영액 2조 8172억원(78.99%), 2017년 대구시 신청액 3조 4215억원-부처 반영액 2조 8905억원(84.48%), 2018년 대구시 신청액 3조 3014억원-부처 반영액 2조 7524억원(83.37%), 2019년 대구시 신청액 3조 4418억원-부처 반영액 2조 8195억원(81.91%)이었다.

대구시가 신청한 국비 예산 중 정부안에 반영된 비율은 지난 4년 평균 82.18.%였다. 박근혜 정부 시절 2년 평균 81.73%, 문재인 정부 시절 2년 평균 82.64%가 반영돼 올해 문재인 정부의 부처 반영 비율(81.91%)도 낮은 수준은 아니었다.

대구 제3산업단지 재생사업 조감도. (제공: 대구시) ⓒ천지일보 2019.6.12
대구 제3산업단지 재생사업 조감도. (제공: 대구시) ⓒ천지일보 2019.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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