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화가들이 가장 사랑한 우리 강산은?
조선의 화가들이 가장 사랑한 우리 강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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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신묘년풍악도첩 중 단발령망금강산 (제공: 국립중앙박물관) ⓒ천지일보 2019.7.26
정선 신묘년풍악도첩 중 단발령망금강산 (제공: 국립중앙박물관) ⓒ천지일보 2019.7.26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실경산수화 360여점 전시
유람하며 느낀 감흥 담겨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자욱한 안개와 그 뒤로 보이는 산봉우리. 먹으로 표현된 선 하나하나는 산세가 얼마나 깊은 지를 절로 느끼게 해줬다. 촘촘히 붙어 있는 산들. 그 앞에 짙푸른 나무들. 가까우면서도 먼 듯한 산은 신비로움까지 더했다.

이 그림은 단발령에서 본 금강산을 담아 놓은 정선의 ‘단발령망금강산도’다. 조선시대 화가들은 유람을 통해 우리 강산의 아름다움을 종이에 담아냈다.

◆실경산수화란

실재하는 산수를 그린 ‘실경산수화’.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을 그려냈다. 이 같은 실경산수화의 흐름을 살펴보고 창작과정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국립중앙박물관 ‘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 조선시대 실경산수화’ 특별전에는 고려 말부터 조선 말기까지 국내외에 소장된 실경산수화 360여점이 소개됐다. 특히 최근 기증받은 16세기 작품인 ‘경포대도’ ‘총석정도’가 최초로 전시됐다.

한국의 실경산수화는 고려시대부터 시작됐다. 조선 초기에는 관료의 모임을 그린 계회(契會圖), 은거한 선비의 거처를 그린 유거도(幽居圖)와 같은 기록적인 실경산수화가 그려졌다. 선비들이 유람문화를 즐긴 것은 실경산수화의 영향이 컸다. 유람을 통해 만나는 빼어난 경치는 노랫말에 담기고, 명승지로 알려지기도 했다. 화가들은 명승 현장에서 받은 인상을 우리 정서로 담아냈다. 이로써 조선 산천에 걸맞은 실경산수화가 점점 무르익어 갔다.

김윤겸 영남기행첩 극락암 (제공:국립중앙박물관) ⓒ천지일보 2019.7.26
김윤겸 영남기행첩 극락암 (제공:국립중앙박물관) ⓒ천지일보 2019.7.26

◆유람문화 발달한 조선

이름난 경치를 찾아 떠나는 것은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기도 했다. 화가는 먹과 벼루 등 기본적인 것을 챙겨 여행을 떠났다. 현장에서 간략하게 그린 초본(草本)에는 화가가 즉각적으로 느낀 감성이 고스란히 담겼다. 초본은 화가의 시선을 생생히 증언하는 또 하나의 완결된 작품이었다.

여행에서 돌아온 화가는 초본과 기억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실경산수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화가는 거대한 산수를 2차원 평면에 옮기기 위해 구도를 고민했다. 경관을 바라보는 시점을 선택하고 부채나 두루마리, 병풍과 같은 화면 형식에 알맞도록 경치를 마름질했다.

화가들이 가장 사랑했던 명승지 중 한 곳은 바로 금강산이었다. 금강산의 산세와 계곡, 바다가 어우러진 실경을 제각기 재단해 여러 장면으로 그려졌다.

◆화가의 솔직함 담긴 그림

특히 화가는 실경을 뛰어넘어 자신만의 생각과 개성을 그림 속에 담아내고자 했다. 실경을 변형하거나 붓 대신 손가락으로 그려 감흥을 표현했다. 서양의 투시도법을 시도하기도 했다. 유람을 통해 본 실경과 산수화가 비록 다른 면이 있다 하더라도 화가가 느낀 솔직한 감정은 진솔하게 그림 속에 담겼다. 화가들의 도전과 실험 정신도 함께 들어 있었다.

진경산수화로 잘 알려진 정선이나 김홍도뿐만 아니라 고려시대의 노영, 한시각, 김윤겸, 김하종, 윤제홍 등은 따뜻한 시선으로 우리 강산을 바라보고 각자의 방식으로 실경을 표현했다.

한편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특별전은 9월 22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특별전시실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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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희 2019-07-26 20:06:49
조선시대 우리강산 정말 아름다웠지요. 2019년도에 헐버숭이 산이 될 줄은 몰랐겠죠. 비가 와서 여기저기 산이 깎여나가고 조만간 거미줄처럼 얽힌 도로만 위성사진에 찍히면 뜨억! 거미줄이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