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격랑 속 대한민국, 그러나 국회는 없다
[사설] 격랑 속 대한민국, 그러나 국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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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세가 갈수록 위태롭다. 일본의 경제보복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번에는 러시아가 우리 영공을 도발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다시 동해상으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한 치 앞도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지금 한반도 주변정세는 격랑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자칫 우리의 대응이 무능하거나 내부 분열로 인해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100여년 전의 치욕을 다시 겪을 수도 있는 일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지금의 대한민국이 그 때의 조선 말기적 상황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고 강해졌다는 점이다. 게다가 우리는 이미 민주국가로서의 위상도 굳건히 세웠다. 무능한 기득권세력에 휘둘리는 그런 나약한 국가가 아니라는 뜻이다. 따라서 지금의 위태로운 정세라고 하더라도 오늘의 대한민국이 감당할 여력은 충분하다. 깨어있는 국민의식은 가장 강력한 국력의 원천이다.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에 임하는 국민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무서우리만큼 강하고 실천적이다. 과연 ‘의병의 나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정치다. 국회가 존재는 하지만 제대로 작동이 되질 않는다. 민생과 경제활력을 위한 추경은 벌써 수개월째 겉돌고 있다. 아예 검토조차 되질 않고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이 현실화되고 있지만 국회 차원의 대책이나 협의는 거의 없다. 온갖 궤변과 비난이 난무하고 있으며 말꼬리 붙잡고 물어뜯는 식의 저급한 공방전으로 세월을 보내고 있다. 조선 말기 왕실을 둘러싼 기득권 정치세력의 ‘망동’을 보는 듯하다. 이런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최근의 안보 사태와 관련해 ‘원포인트 안보 국회’를 제안했다. 당연히 국회에서 묻고 따져볼 중대한 사안이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이미 그들의 ‘진정성’을 잃어버렸다. 추경이나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논의할 만큼의 시급한 현안이 아니란 말인가. 그런 문제는 제쳐놓고 안보 사태만 따지겠다는 것인가. 그러니 안보까지 정쟁에 이용하려고 한다는 비난이 나올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 역량은 국민의 인내 범위를 넘어 선 것은 분명하다. 사실 심각한 수준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대대적인 인적 쇄신과 정책기조의 재정립이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최근의 안보 사태를 비판하는 자유한국당의 행태를 보노라면 고개를 돌리고 싶은 심정이다. 그간 자유한국당은 뭘 했는가. 벌써 수개월째 국회를 마비시켜놓고 툭하면 ‘반대’만 일삼더니 이제 와서 ‘원포인트 안보 국회’ 운운하는 태도는 듣기에도 민망하고 불쾌하다. 자유한국당은 안보 사태까지 정쟁의 대상으로 삼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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