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로고. (출처: SK하이닉스 홈페이지) ⓒ천지일보 2018.1.24
SK하이닉스 로고. ⓒ천지일보DB

올 2분기 영업익 전년比 89%↓

화이트리스트 제외 시 생산변수

[천지일보=정다준 기자] SK하이닉스가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9% 급락하는 등 3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감산과 투자 축소로 돌파구를 모색하는 모양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637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5조 5739억원) 대비 89% 급락했다고 25일 공시했다. 매출은 6조 4522억원이며 같은 기간(10조 3705억원) 대비 38% 하락했다. 전 분기 대비로는 영업이익이 53%, 매출이 5%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실적에 대해 수요 회복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가격 하락폭도 예상보다 커졌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 D램은 수요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큰 모바일과 PC 시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13% 늘었으나 가격 약세가 지속돼 평균판매가격은 24% 하락했다. 낸드플래시도 가격 하락에 따른 수요 회복세로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40% 증가했으나 평균판매가격은 25% 감소했다.

이러한 시장 환경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SK하이닉스는 생산과 투자를 조정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열린 ‘2019년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품목에 대해 당사는 가능한 범위에서 소재의 재고를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중”이라며 “공정에서 사용량을 최소화하는 등 생산에 차질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의 수출규제가) 장기화 될 경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업계는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할 경우 생산의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정부는 1100개 품목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전략물자관리원은 일본 경제산업성의 ‘일본 수출통제 목록’을 분석한 결과 비(非) 백색국가가 될 경우 첨단소재, 전자, 통신, 센서, 항법 장치 등 1100여개 품목이 규제 대상이 되는 것으로 추산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성장세에 있는 CIS(CMOS 이미지 센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하반기부터 이천 M10 공장의 D램 캐파 일부를 CIS 양산용으로 전환한다. 여기에 D램 미세공정 전환에 따른 캐파 감소 영향이 더해져 내년까지 D램 캐파는 지속 줄어들 전망이다. 또 지난해보다 10% 이상 줄이겠다고 밝힌 낸드플래시 웨이퍼 투입량도 15% 이상으로 줄일 것이라 덧붙였다.

아울러 청주 M15 공장의 추가 클린룸(Cleanroom) 확보와 내년 하반기 준공 예정인 이천 M16 공장 장비반입 시기도 수요 상황을 고려하며 재검토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내년 투자금액도 올해보다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미세공정 기술 개발과 고용량, 고부가가치 중심의 제품 판매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D램은 10나노급 1세대(1X) 및 2세대(1Y) 생산 비중을 연말 80%까지 높이고 10나노급 2세대 공정을 적용한 제품은 하반기부터 컴퓨팅용 위주로 판매를 시작한다. 낸드플래시는 72단 중심으로 운영하되, 하반기부터 96단 4D 낸드 비중을 늘려 고사양 스마트폰과 SSD 시장을 중점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128단 1테라비트(Tb) TLC(Triple Level Cell) 4D 낸드도 양산과 판매 준비를 차질 없이 추진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시장환경 변화에 맞춰 생산과 투자를 유연하게 조정하고, 메모리 중장기 성장에 대비해 제품과 기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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