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이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이 서울 국방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78일 만에 ‘또 도발’… 고도 50㎞·비행거리 430㎞ ‘이스칸데르’ 추정

국방부 “군사적 긴장완화 도움 안 돼”… 9.19군사합의 취지에 어긋나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군 당국이 25일 북한이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발사체 2발에 대해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한다며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 완화 노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중단을 촉구했다.

이날 오전 국방부에서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오늘 오전 북한이 지난 5월에 이어 단거리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한 것과 관련해 현재 한미 군사 당국은 상세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정부는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해 왔다”며 “북한이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 완화 노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이러한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정부는 한미 간 공조 하에 감시태세를 강화하고 긴밀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최 대변인은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가 ‘9.19 군사합의’에 위배되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항목에 대해서는 말씀드리지는 않지만, 전체적인 취지에는 어긋난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은 오늘 오전 5시 34분과 5시 57분경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고도 50여㎞, 비행거리 약 430㎞의 미상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며 “미국 측 탐지자산 운용 결과 두 번째 발사된 미사일의 비행거리가 좀 더 긴 것으로 평가된다”고 발표했다.

합참은 ‘탄도 미사일인가’라는 질문에는 “단거리 미사일로 평가된다”고 했다. 미국 국방부 등도 북한의 이번 발사체를 ‘단거리 미사일’로 분석하고 있다.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미 행정부 고위 관리를 인용하며 “우리는 북한에서 발사된 단거리 발사체 보도를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한미 정보당국은 지난 5월 9일 북한이 발사한 ‘이스칸데르’ 신형 미사일과 유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합참은 “발사 성공 여부 등을 포함해 분석할 것이 많고, 한미 정보당국이 분석 중”이라고 언급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번 미사일 발사를 시찰했을 가능성이 높다.

합참 관계자는 “김정은 위원장이 인근 지역에서 공개활동이 있었고 관련 동향에 대해서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 추정 발사체를 발사한 것은 지난 5월 9일 이후 78일 만이다. 지난달 말 남북미가 판문점 회동을 하고 북미 간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에 합의한 이후 협상에 나서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미사일 도발을 했다.

북한의 이번 미사일 도발은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미국의 양보를 이끌어 내기 위한 압박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내달 예정된 한미연합연습을 이유로 실무협상에 응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밝힌 바 있다. 지난 23일에는 김 위원장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가 가능한 신형 잠수함을 시찰한 것도 이러한 연장선에서 이뤄진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전술유도무기. (출처=뉴시스)
‘북한판 이스칸데르’ 미사일로 추정되는 전술유도무기. (출처=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이 이날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진. (출처: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이 이날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진.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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