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부정채용 의혹'을 받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자신을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한 서울 남부지검 앞에서 23일 오전 1인 시위 중 눈물을  훔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딸 부정채용 의혹'을 받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자신을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한 서울 남부지검 앞에서 23일 오전 1인 시위 중 눈물을 훔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정두언 저축은행사건 담당이 권익환 남부지검장” 주장

“억울했던 정두언 심정 헤아릴 수 있을 것 같다” 눈물

검찰 “권 검사장 수사단장 퇴임 이후 정 의원 수사” 반박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딸 KT부정채용’ 의혹이 불거진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자신을 기소한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며 “고(故) 정두언 전 의원을 수사했던 이가 권익환 남부지검장”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사실과 다르다며 즉각 반박했다.

김 의원은 2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피켓을 들며 1인 시위에 나섰다. 그는 “검찰은 업무방해 직권남용 등 (혐의 적용이) 안 되는 것을 알면서도 일단 기소부터 하자는 심정으로 무리한 기소를 감행하고 말았다”며 “드루킹 특검 정치 보복과 대통령 측근 인사의 무혈입성을 노린 정치공학적 계략이 이번 기소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손에 ‘정두언 죽인 살인검사, 김성태도 죽으라는 건가’라는 말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던 김 의원은 “지난주 생을 달리한 정두언 의원이 피를 토하며 억울한 심정을 드러냈던 저축은행 사건의 수사담당이 권익환 남부지검장”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억울한 심정을 저도 이제 충분히 헤아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은 눈시울이 붉어진 듯 손으로 눈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은 저축은행 비리 연루 혐의로 지난 2013년 재판에 넘겨졌다 다음 해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김 의원은 검찰에 기소 논리에도 적극적으로 반박 목소리를 냈다. 2012년 당시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 간사였던 김 의원은 이석채 전 KT 회장의 국정감사 증인채택을 극렬 반대했다. 검찰은 이 대가로 김 의원의 딸이 KT에 취업됐다고 보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2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KT에 딸을 부정 채용시킨 혐의로 자신을 수사한 검찰 관계자들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2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KT에 딸을 부정 채용시킨 혐의로 자신을 수사한 검찰 관계자들을 규탄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이에 대해 그는 “국정조사 및 감사에 관한 법률 8조에는 재판 중이거나 수사영향을 받는 사람은 증인채택에서 배제하도록 돼 있다”며 “근본적으로 이석채 전 KT 회장은 당시 증인으로 채택될 수 없는 사람인데 당시 환노위가 민주당 홍문표 의원과 논의를 해 증인으로 채택했다”고 반박했다.

한편 서울남부지검은 정 전 의원을 언급하며 권 지검장을 비난한 김 의원 주장에 대해 “권 검사장은 저축은행 사건 당시 (수사단)단장이 아니었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권 지검장은 2012년 2월에 청와대 민정2비서관으로 이동했고, 정 전 의원 수사는 그 이후에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22일 KT가 김 의원 딸을 국회의원 직무와 관련해 부정 채용했다고 보고 김 의원을 뇌물수수 혐의로, 이 전 KT 회장을 뇌물공여 혐의로 각각 불구속 기소한 바 있다.

검찰은 취업기회의 제공도 일종의 뇌물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 의원과 그의 딸이 경제적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만큼 김 의원이 직접 뇌물을 받은 것이라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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