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아베정부 규탄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경제 보복 조치를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2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아베정부 규탄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경제 보복 조치를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20

불매운동 확산 분위기 고조

日맥주 판매 줄고 여행객 ↓

일부 일본인들 폄하발언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촉발된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두고도 한일 간의 공방이 치열한 모양새다. 한국에선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으며 일본에선 이를 비하하는 발언으로 대응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지난 1일부터 ‘일본 경제 제재에 대한 정부의 보복 조치를 요청합니다’라는 글을 통해 “우리 국민들 먼저 일본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및 일본관광 불매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시민들을 결집하고 있다. 청원인원은 현재 4만 4310명에 달한다.

또 전국 각지의 자영업자들도 일부 소비자들의 불매운동과 뜻을 같이하면서 일본제품 판매 중지에 나섰다. 일부 슈퍼마켓 등에서 ‘우리 마트는 일본 제품을 판매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의 안내문을 붙힌 모습들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시민들은 소셜미디어(SNS)에서 일본 브랜드 리스트를 공유하고 ‘일본 보이콧’ 스티커를 제작해 배포하기도 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게재된 ‘개싸움은 우리가 한다. 정부는 정공법으로 나가라’는 제목의 글도 많은 네티즌들이 퍼가면서 주목받고 있다.

게시자는 이번 불매운동도 이전처럼 오래 못 갈 것이라는 비판에 “우리나라 사람들 냄비근성 아닙니다. 모래알 아닙니다. 백만명씩 촛불 들고 일어나 대통령도 끌어내리는 국민”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 찌질한 일본맥주, 알량한 일본여행에서부터 시작된 개싸움”이라며 “우리 국민들이 개싸움을 할테니, 정부는 정정당당하게 세계무역기구에 제소도 하고 국제사회에 일본의 후안무치함과 편협함을 널리 알리십시오, 외교적으로 당당하게 나가십시오”라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일본 여행을 취소하고 일본 맥주, 라면 등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21일 오후 서울 은평구 365싱싱마트에 일본제품 판매 중단 안내문이 불어있는 모습. ⓒ천지일보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일본 여행을 취소하고 일본 맥주, 라면 등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21일 오후 서울 은평구 365싱싱마트에 일본제품 판매 중단 안내문이 불어있는 모습. ⓒ천지일보

실제 일본맥주 판매량이 줄고 일본여행 예약 등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있다.

특히 불매운동의 타깃이 된 업체는 유니클로가 대표적이다. 세일기간임에도 발길이 줄며 매출에 타격을 입었고 오카자키다케시 CFO가 실적발표 현장에서 “영향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여론은 더 악화됐다.

이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실적발표 중 임원의 설명이 부족했고 한국의 고객들에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사과문을 두 차례 게재했음에도 진정성 논란으로 반감 여론은 여전하다.

이로 인해 일본의 보복성 수출규제 이후 유니클로의 제품은 30%가량 판매가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여행 거부운동 역시 더 거세지고 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대부분 여행사의 일본여행 신규 예약자 수는 평년보다 절반 이상 뚝 떨어졌고 예약 취소율도 50% 수준으로 증가했다. 아예 일본여행 상품 판매를 중단한 곳도 있다. AM투어는 코리아익스프레스에서 전세기를 이용한 일본 시마네현 패키지 상품 판매를 지난 13일부터 잠정 중단했다. 이로 인해 일본의 지방 중소도시의 경우 한국인 관광객이 줄자 상인이나 숙박업 등 지역 경제에 타격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맥주의 매출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편의점·마트에서 전월 대비 20~40%가량 줄어들었다.

반면 일본에선 한국의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폄하하는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구로다 가쓰히로 산케이신문 서울주재 객원 논설위원은 한국의 불매운동을 비꼬는 칼럼을 게재했다. 그는 칼럼을 통해 “한국에 있는 일본인들은 유니클로나 아사히맥주를 표적으로 삼기보다는 일본산 소재나 부품을 많이 쓰는 삼성 등 국산 스마트폰 불매운동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비꼬았다. 일부 일본의 경제단체는 한국의 불매운동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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