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이 이날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진. (출처: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이 이날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진. (출처: 연합뉴스)

북미 실무협상 앞두고 의제선점 의도도 있는 듯

지방 대의원 선거 직후 대내 결속 위한 것일 수도

신형 잠수함은 탄도미사일 발사 능력 강화 가능성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북한이 한미연합연습에 반발하는 이유로 신형 잠수함을 공개했다. 표면적으로는 한미연합 군사연습에 반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러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북한의 안전보장을 위한 의제선점 의도와 북한 내 지방 대의원 선거 직후 대내 결속을 위한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신형 잠수함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국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23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둘러보고 “작전 전술적 제원과 무기 전투체계들을 구체적으로 요해(파악)했다”면서 “동해 작전 수역에서 임무를 수행하게 되며 작전 배치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이번 잠수함 시찰은 북미 정상이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남북미 회동 이후 첫 군사 행보다. 북한은 한미연합연습에 대해 반발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한미는 한반도 유사시를 대비해 한국군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행사할 능력이 있는지를 검증하는 한미연합연습(19-2동맹)을 시행할 예정이다.

북미 정상은 판문점 회동 이후 2~3주 안에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지만 북한은 실무협상에 아직 응하지 않고 있고 한미연합연습이 북미 판문점 약속과 다르다고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지난 16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한미 19-2동맹 연습을 실시하면 “조미(북미) 실무협상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미국의 차후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조미 실무협상 개최와 관련한 결심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이번 잠수함 시찰도 이러한 측면에서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무협상에 앞서 한미연합연습의 중단을 요구하면서 회담 의제 선점을 주도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출처: 연합뉴스) 2019.7.2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출처: 연합뉴스) 2019.7.23

북한은 그간 북미 비핵화 협상을 할 때마다 체제안전보장을 위한 조치로 한반도 내에서 진행되는 한미연합 군사훈련 폐기를 요구했다. 북한은 한미연합연습에 반발하며 무력시위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 4~5월에는 김 위웜장은 유도무기 사격시험을 시찰하는가 하면, 두 차례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 군사 행위를 보이며 미국을 압박했다.

지난 11일에는 북한은 한국의 스텔스 전투기 도입을 두고 남북 군사합의 위배 행위라며 “불가불 남조선에 증강되는 살인 장비들을 초토화할 특별병기개발과 시험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이번 새로 건조된 잠수함 공개도 이러한 연장선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김 위원장의 잠수함 시찰은 지난 21일 함경남도에서 지방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투표 이후 이뤄진 점으로 볼 때 내부 결속을 위한 행보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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