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1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19

혁신위 개입 의혹에 계파 갈등 폭발

‘단식’ 권성주, “차라리 밟고 가시라”

몸싸움 끝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가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바른미래당의 당내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혁신위원회(혁신위) 파행을 둘러싼 진실공방이 급기야 당권파와 퇴진파의 몸싸움으로까지 번졌다. 한 혁신위원은 바닥에 쓰러져 병원에 후송되기도 했다.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최고위)에서는 유승민·이혜훈 의원 등 퇴진파 의원들이 ‘손 대표 퇴진 안건’ 상정을 혁신위원들에게 주문했다는 임재훈 사무총장의 폭로를 놓고 당권파와 비당권파, 혁신위원회 간 갈등이 폭발하며 아수라장이 됐다.

손 대표는 공개발언에서 작심한 듯 유승민 의원을 겨냥해 “임 총장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중대한 당헌·당규 위반의 문제”라며 “유승민 의원은 당의 진상조사 절차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압박했다.

손 대표의 발언이 끝나자 퇴진파 측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바른정당계 오신환 원내대표는 “당 자강에 앞장서야 할 총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유승민) 전임대표와 혁신위원을 흠집내고 당내 갈등을 부추기는 것에 심각한 유감”이라고 맞섰다.

바른정당계 이준석 최고위원도 “이것은 인간의 도리가 아니다. 임재훈 사무총장의 즉각적인 해임을 요구한다”면서 “당 운영에 이런 무리함이 발견됐음에도 해임하지 않는다면 배후가 당 대표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가세했다.

이에 임재훈 사무총장은 “당내 유력인사가 혁신위원장을 따로 만나는 것은 혁신위 독립성 침해로 보일 소지가 다분하다”며 “유승민 전 대표는 손학규 사퇴가 아니라면 어떤 대화를 했는지 밝혀달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이후 몇 차례 설전이 오간 뒤에는 참석자 간 언성이 높아지며 동시다발적인 설전이 오갔다.

회의는 10분만에 비공개로 전환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이게 무슨 당이냐” 등의 고성이 회의장 밖으로 새어 나왔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회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실 앞에서 권성주 혁신위원의 단식이 8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손학규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이들을 만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1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회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실 앞에서 권성주 혁신위원의 단식이 8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손학규 대표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이들을 만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19

회의 종료 후 손 대표가 먼저 자리를 뜨려고 일어나자 혁신위원들이 ‘혁신안을 최고위에 상정하기 전에는 나가지 못한다’며 손 대표를 가로막으면서 당권파와 퇴진파 양측 간 거센 실랑이가 오갔다.

이런 가운데 특히 열흘 넘게 단식 농성 중인 권 혁신위원이 “저를 치고 가십시오. 뒷골목 건달도 이렇게는 정치 안 합니다”라며 거세게 항의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회의실 앞은 서로가 뒤엉키며 서로가 서로를 밀고 당기는 상황까지 갔다. 약 10분간 몸싸움이 이어지던 중 손 대표 측은 결국 물리력을 동원해 회의장을 나갔고, 이 과정에서 권 혁신위원은 바닥에 쓰러졌다. 권 혁신위원은 119 구급차에 탑승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당 대표가 어떻게 밀고 나갈 수 있나. 비서실장이 밀었다"며 분노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소란이 일단락된 후 기자들과 만나 “권 혁신위원과 (다른) 혁신위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당의 지도부로서, 선배 정치인으로서 힘이 되주지 못해서 죄송한 마음”이라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당이 지금과 같은 상황으로 계속 갈 수는 없다. 여러 의원들과 의논해 향후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바른미래당 당 혁신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벌인 권성주(가운데) 혁신위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이동하는 손학규 대표 측과 실랑이를 하던 중 넘어져 있다. 오신환(오른쪽) 원내대표가 권 혁신위원을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 2019.7.2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바른미래당 당 혁신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을 벌인 권성주(가운데) 혁신위원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이동하는 손학규 대표 측과 실랑이를 하던 중 넘어져 있다. 오신환(오른쪽) 원내대표가 권 혁신위원을 살펴보고 있다. ⓒ천지일보 2019.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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