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내 독일 귀족 무덤 내 돌바닥 아래에서 36년전 실종된 15세 소녀 에마누엘라 오를란디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함이 13일(현지시간) 발굴됐다. 사진은 해당 무덤이 있는 바티칸 내 독일 귀족 묘지의 전경. 유골함은 오는 20일 개봉될 예정이다. (출처: 뉴시스)
바티칸 내 독일 귀족 무덤 내 돌바닥 아래에서 36년전 실종된 15세 소녀 에마누엘라 오를란디의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함이 13일(현지시간) 발굴됐다. 사진은 해당 무덤이 있는 바티칸 내 독일 귀족 묘지의 전경. 유골함은 오는 20일 개봉될 예정이다. (출처: 뉴시스)

교황청 묘소 유골함 2기에서 수천개 뼛조각 수습

1986년 실종된 교황청 직원 딸 오를란디 유해 가능성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로마 교황청 테우토니코 신학원 지하에서 수 천개의 뼛조각이 발견됐다. 36년 전 교황청에서 사라진 소녀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던 중 발견된 것이라 수십년간 풀리지 않던 미스터리한 사건이 풀릴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dpa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달 11일 교황청 경내 무덤에서 발견된 유골함 2기에서 수천개의 뼛조각이 수습됐다.

유해 발견은 36년 전 실종된 에마누엘라 오를란디(실종당시 15세) 가족들의 요청으로 시작됐다.

에마누엘라 오를란디는 교황청 직원의 딸로 교황청 시민권을 갖고 있었다. 실종 전까지 바티칸 시국에서 거주했다. 오를란디가 실종된 후 경찰은 오랜 수사를 벌였지만, 오를란디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고, 소문만 무성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오를란디 실종사건은 바티칸의 비리를 상징하는 사건이 됐다. 바티칸에서 비리나 갈등 등 내부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오를란디 사건은 매번 거론됐다.

오를란디 사건이 교황청 내에서 매년 불거지자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경찰이 지난 2012년 데페디스의 관뚜껑을 열기까지 했지만 오를란디의 행방에 대한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했다.

그렇게 오랫동안 가라앉았던 사건은 오를란디 가족에게 한 익명의 편지가 오면서 수면 위로 다시 떠올랐다. 이 편지엔 오를란디가 바티칸시국 내부 테우토니코 묘역에 매장됐음을 암시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가족들은 즉각 교황청에 무덤 발굴을 요청했고 교황청은 이를 승인했다.

교황청 조사단은 지난 11일 제보 내용을 바탕으로 바티칸 내에 있는 2개의 무덤을 열었지만 유골을 확인하지 못했고 이후 진행된 추가 조사를 통해 테우토니코 신학원 마루 아래에서 수천개의 뼛조각이 담긴 유골함 2기를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유골함에서 많은 유해가 나오면서 누구의 유해인지를 놓고 새로운 의혹도 쏟아지고 있다. 가족의 의뢰로 발굴에 참여했던 조르지오 포르테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그렇게 많은 뼛조각이 나올 것이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며 “수천개의 조각을 복원하고 있는데 아마도 수십명의 뼛조각이 함께 묻힌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뼛조각에 대한 정밀 검사는 28일까지 이뤄질 전망이다. 많은 유해 가운데 오를란디의 것이 포함됐을 가능성도 있지만 현지에서는 고대시대 묻힌 유해일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