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에 수출할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DB
부산항에 수출할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는 모습 ⓒ천지일보DB

 

미중 무역분쟁·日규제 등 불안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한국은행이 최근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2%로 낮춰 전망했지만 시장 안팎에서는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올초 2.6%로 전망했던 한은은 4월에 2.5%로 소폭 낮춘 뒤 이달 0.3%나 낮춰 잡았다. 부진에 빠진 수출과 투자가 하반기에도 미중 무역전쟁이 해결되지 못한 채 일본 수출규제까지 현실화되면 2%대 성장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21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25일 발표되는 2분기 실질 GDP의 전기 대비 성장률은 1.0% 내외로 예상된다. 1분기 마이너스 성장률(-0.4%)을 기록한 가운데 한은이 제시한 상반기 성장률 전망치 1.9%(작년 동기 대비)가 그대로 실현된다는 전제에서 도출된 수치인 것이다. 통계상 계절요인 조정과 소수점 반올림 등을 고려하면 2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9%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앞서 한은은 1분기 때 지연된 정부지출이 집행되면 2분기 중 경제가 전기 대비 1.2% 수준의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그러나 수출과 투자 부진이 계속되면서 실제 경제 성적은 이 같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게 된 셈이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 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통화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18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 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통화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18

특히 일본 수출규제의 부정적 여파가 현실화하면 하반기 경제 반등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일본 수출규제 불확실성을 경제 전망에 일부 고려했다는 입장이지만, 수출규제가 현실화하지 않은 상황인 만큼 구체적으로 수치화해 반영한 것은 아니다. 또한 미중 무역 갈등도 아직 해결되지 못한 불안 요인 가운데 하나다.

데이 탄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에 대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국 중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에 가장 많이 노출된 국가라며 올해 성장률을 1.8%로 전망했다.

따라서 미중 무역분쟁이 해결되지 못한 채 계속 불안요소로 남아있게 된다면 2%대 성장률 달성은 빨간불이 켜질 수밖에 없다.

한은은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워낙 크고 변화가 빠른 점을 들며 경제전망과 시장과의 신속한 소통에 한계가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한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 무역규제만 해도 경제 외에 정치·외교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힌 사안이라는 것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8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일본의 수출규제까지 최근 한 달간 대외 여건 변화가 워낙 빠르다 보니 시장과 충분히 교감할 여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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