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 한국 수출 규제 (PG) (출처: 연합뉴스)
일본 대 한국 수출 규제 (PG) (출처: 연합뉴스)

일본, 백색국가 제외 이어 추가조치 검토

WTO 회의서 한일 치열한 공방전 예상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일본의 한국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 갈등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본은 지난 1일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의 한국에 대한 수출을 규제하는 조치와 함께 한국을 수출우대조치인 ‘화이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법령 개정안을 고시한 데 이어 추가 보복조치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이 21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지층 집결을 위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지만, 한일 갈등은 장기전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상황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지난 19일 ‘참의원 선거 후에 일본의 태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 “아니다”라고 답했고 ‘장기전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법령 개정을 위한 의견수렴 마감 시한은 24일까지며 이를 결정할 각의 개최 시기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각의를 거치게 되면 개정안은 공포 21일 후부터 시행된다. 각의에서 결정이 내려지면 되돌리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 전에 일본을 설득해야 하지만 쉽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일본 측은 지난 19일 한국 정부가 강제징용 배상문제를 다룰 중재위원회 설치요구에 응하지 않은 것을 문제 삼으며 남관표 주일한국대사를 불러 항의한 뒤 담화를 발표하면서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일본 여행을 취소하고 일본 맥주, 라면 등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21일 오후 서울 은평구 365싱싱마트에 일본제품 판매 중단 안내문이 불어있는 모습. ⓒ천지일보 2019.7.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로 일본 여행을 취소하고 일본 맥주, 라면 등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은 21일 오후 서울 은평구 365싱싱마트에 일본제품 판매 중단 안내문이 불어있는 모습. ⓒ천지일보 2019.7.21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 측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파기하는 등의 맞대응 카드를 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직 아무 결정이 내려진 적이 없다”면서도 “우리는 모든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장 정부는 오는 23~24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조치의 부당성을 알릴 계획이다. 한국 정부의 요청으로 일본 수출규제 조치가 정식 의제로 상정된 상태다.

여기서 한일 양국은 치열한 공방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WTO 회의에서 한국은 산업부에서, 일본은 경제산업성에서 국장급이 파견될 예정이다.

러시아 현지시간 21~23일 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과 러시아 간 중거리핵전력조약(INF)와 한반도 핵문제 등과 관련한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백악관 기자회견 모습 (출처: 미 백악관)
러시아 현지시간 21~23일 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과 러시아 간 중거리핵전력조약(INF)와 한반도 핵문제 등과 관련한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백악관 기자회견 모습 (출처: 미 백악관)

또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이달 23~24일 일본과 한국을 차례로 방문할 계획이라, 이를 통해 한일 양국 간 접점을 모색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내달 1~3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계기로 한미일 외교장관이 회동할 가능성도 있으며 같은 달 중국에서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하는 방안이 최종 조율 중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한일 갈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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