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세 차례 음란행위 적발
법원 “구속의 필요성 부족”
“정신과치료 다짐” 고려한 듯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길거리에서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체포된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선수였던 정병국(35)이 구속 위기에서 벗어났다. 여러 차례 음란 행위가 적발된 상습범이지만 정신과 치료를 받겠다고 다짐한 점을 참작한 것으로 보인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종환 인천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9일 정병국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후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 판사는 “피의자의 주거·직업·가족관계뿐 아니라 범행을 뉘우치며 정신과 치료를 받겠다고 다짐한 점을 고려할 때 구속의 필요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정병국은 올해 초부터 이달 4일까지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로데오거리에서 수차례 음란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마지막 범행이 발생한 지난 4일 한 여성 목격자의 112 신고를 받고 사건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인, 용의자를 정병국으로 특정했다.
이후 지난 17일 전자랜드 홈구장인 인천삼산월드체육관 주차장에서 경찰은 정병국을 체포했다. 그는 체포 당시 일부 혐의를 순순히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병국은 경찰 조사에서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범행 전 술은 마시지 않았다. 죄송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병국은 지난 5월 22일 인천지법 부천지원에서 같은 죄명으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당시 형사5단독 이승연 판사는 정병국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1년간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졍병국은 1월 9일 오후 3시 20분쯤 부천시 한 공원에서 검은색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의자에 앉아 신체 특정부위를 노출하고는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검찰은 지난 3월 8일 벌금 300만원에 그를 약식기소했다. 하지만 법원은 그가 이전에도 같은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을 고려해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
이 판사는 “피고인은 같은 범죄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재차 공연음란 행위를 해 죄질이 좋지 않고 목격자도 피고인의 처벌을 원한다”면서도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2016~2017 시즌 ‘식스맨상’을 받는 등 나름 입지가 있었던 정병국은 이번 사건으로 불명예스럽게 현역에서 은퇴하게 됐다. 정병국은 18일 소속팀 전자랜드를 통해 “구단과 KBL의 명예를 실추한 것에 책임을 통감한다”며 은퇴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