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칼럼] 교육권과 국가의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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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 동국대 교수

 

헌법이 제31조 제1항에 능력에 따른 균등교육을 받을 권리를 규정하고 있는 것은 교육에 있어서 평등원칙을 준수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평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한다고 해도 수학능력에 따른 교육권을 보장해야 한다. 헌법은 교육의 기회균등원칙 앞에서 단지 수학능력에 의한 기준만 제시하고 있다. 즉 취학이나 교육시설의 입학에 있어서 능력의 요건을 헌법에서 내세우는 차별적인 기준이다.

헌법이 교육권을 사회권에 두고 있는 이유는 교육을 국가의 의무로서 국가의 과제로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헌법 제31조에 규정하고 있는 교육은 부모나 개인에 의하여 주도되는 사교육이 아니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의하여 주도되는 공교육이다. 이미 사교육의 영역은 개인의 자유로운 인격발현이나 자기결정권을 통하여 보호를 받고 있으며, 이 사교육의 영역은 자유권의 영역으로 헌법 제22조 제1항의 학문과 예술의 자유와도 관련이 있다.

헌법 제31조는 국가에 의하여 보호되고 주도되는 공교육을 말하고 있다. 그래서 헌법재판소는 동조 제1항에서 말하는 교육을 받을 권리에 대하여, 국민이 이 규정을 통하여 직접 특정한 교육제도나 학교시설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라 모든 국민이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제도를 제공해야 할 국가의 의무를 규정한 것이라 하고 있다. 즉, 헌법재판소는 국민 개개인의 능력에 따른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국가의 과제이면서 사회적·경제적 약자도 능력에 따른 실질적인 평등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인 정책을 실현해야 할 국가의 의무라고 하였다.

헌법 제31조 제1항이 국민 개개인이 능력에 따라 균등한 교육을 받도록 해야 할 국가의 의무와 과제를 규정한 것이기 때문에, 학부모의 학교선택권이나 자녀의 교육권의 헌법적 근거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조항은 국가가 추구해야 할 일종의 목표이기 때문에 학부모가 자녀를 위한 학교선택권이나 그 자녀의 교육권은 자유권에서 근거를 찾아야 하고,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를 고려하면 오히려 헌법 제36조 제1항의 가족권에서 찾을 수 있다.

헌법 제31조 제1항은 능력에 따른 균등교육권을 규정함으로써 이를 실현하도록 노력해야 할 국가의 의무와 과제를 부여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래서 국가는 수학능력에 따른 교육이 가능하도록 공교육제도를 구축·제공해야 한다. 또한 이를 위하여 국가는 교육제도를 완비하고 학교제도를 구축해야 한다. 그리고 국가는 학교제도가 구축되어 교육과제를 이행할 수 있도록 재정적으로 뒷받침을 해야 한다.

국가가 국민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하여, 헌법은 제31조 제6항에 교육제도 법정주의를 규정하여, 교육제도에 관한 포괄적인 책임과 규율권한을 국가에게 부여하고 있다. 이렇게 헌법은 제31조를 통하여 공교육의 주재자로서 국가에게 국민의 교육을 받을 권리를 능력에 따라 평등하게 실현되도록 책임과 과제를 부여받고 있는 것이다. 국가의 교육권은 국민의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한 과제를 수행하고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것이다. 국가는 기본권의 수범자라는 점에서 국가의 교육권은 국민의 교육권을 위한 교육에 관한 권한이다. 국가의 교육권한은 교육과정, 교육내용, 교육방법 등과 학교제도에 관한 일체의 내용을 계획하고 지도하며 통제 및 감독하는 것을 포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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