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 한국 수출 규제 (PG) (출처: 연합뉴스)
일본 대 한국 수출 규제 (PG) (출처: 연합뉴스)

주요 품목, 일본 내 공장 생산

핵심 기술 유출은 철저히 차단

정부·기업의 중장기 대책 필요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 대상에 올린 3개 핵심소재를 생산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합작 혹은 자회사 형태로 우리나라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업계 등에 따르면 스텔라케미파, 모리타화학 등 고순도 불화수소 생산업체와 JSR, 도쿄오카공업, 신에츠 화학 등 포토리지스트 생산업체, 스미토모화학 등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생산업체들은 모두 한국에 소재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원료를 일본에서 들여오거나 주요 품목은 일본 내 공장에서 생산하는 등 핵심 기술 유출을 철저히 차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일본의 소재 업체들 가운데서는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곳이 상당수이고, 3개 핵심 품목도 수십년간 기술 노하우를 쌓은 것으로 나타나 우리 정부와 기업의 중장기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916년 오사카(大阪)에서 창립된 스텔라는 1994년 솔브레인 등과 함께 충남 공주에 생산법인인 ‘훽트(FECT)’를 설립해 반도체 제조용 고순도 불화합물(HF, NH4F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 회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따르면 “업계에서 가장 뛰어난 정제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구축해 ‘12N(99.99999999%)’의 고순도 정제에 성공했다”면서 “전세계 반도체 업체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에서 처음 불화수소 상업생산에 성공한 모리타도 이엔에프, 한국알콜산업, 삼성물산 등과 함께 2010년 충남 아산에 ‘팸테크놀로지’라는 소재 생산법인을 만들었다.

TOK는 1968년부터 반도체용 포토리지스트 사업을 시작했으며, 2012년 인천에 ‘티오케이첨단재료’를 설립해 반도체와 LCD 등에 사용되는 포토리지스트를 생산하고 있다.

신에츠화학은 1926년 ‘신에츠 질소비료’로 출발했으며, 1998년 포토리지스트 사업화를 시작했다. 한국에는 실리콘 제품의 제조·판매를 담당하는 한국신에츠실리콘을 두고 있다.

일본의 주요 소재 업체들이 한국에 소재 생산법인을 설립한 것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글로벌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업체들이 주요 고객으로, 매출 기여도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소재·부품 업체들은 대체로 100년 역사를 갖고 오랜 기간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을 통해 연구개발(R&D)에 매진한 결과 글로벌 업계를 좌지우지하고 있다”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소재 국산화 테스트에 나섰다고 해도 당장 일본 업체의 수준을 따라가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소재 분야는 물론 부품, 장비 등에서도 민관이 함께 ‘컨틴전시 플랜’과 함께 중장기적인 육성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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