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검찰청에서 검찰 관계자들이 말레이시아 현지 마약 조직원들로부터 압수한 시가 440억원 상당의 필로폰을 공개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마약 조직원 8명은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인천국제공항과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말레이시아에서 국내로 필로폰 13.3kg을 5차례 밀수입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지난 1월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검찰청에서 검찰 관계자들이 말레이시아 현지 마약 조직원들로부터 압수한 시가 440억원 상당의 필로폰을 공개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마약 조직원 8명은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인천국제공항과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말레이시아에서 국내로 필로폰 13.3kg을 5차례 밀수입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국경을 넘나드는 조직범죄집단이 동남아시아를 거점으로 세력을 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는 18일 방콕 외신기자클럽에서 ‘동남아시아의 초국가적 조직범죄: 진화, 발전 및 영향’ 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등의 강력한 조직범죄 척결 정책에 따라 아시아·태평양 지역 범죄조직들이 국가 차원의 대응 체계가 약한 동남아시아로 근거지를 옮겼다.

그러면서 동남아시아가 특히 아·태 지역에서 소비되는 마약 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됐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동남아에서 활동하는 조직범죄 집단의 주된 수입원은 필로폰 생산과 밀매다. 그 규모는 연간 최대 7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간 12조원에 달하는 헤로인 밀매도 조직범죄 집단의 중요한 수입원으로 나타났다.

심인식 UNODC 분석관은 “조직범죄집단은 아·태 지역 내 마약 시장 확대를 위해 동남아시아에 대규모의 마약 생산 기지를 설치하고 사업방식도 바꾸고 있다”면서 “지난 2014년 47.7㎏에서 지난해 187.9㎏으로 최근 5년 새 4배나 급증한 한국의 필로폰 압수량도 동남아시아의 마약 생산 확대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UNODC는 동남아시아 조직범죄단이 마약 밀수 외에도 인신매매나 난민 밀입국, 야생동식물 및 목재 밀수, 모조품 생산과 밀수 등을 통해서도 막대한 불법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파악했다.

모조품 생산·밀수가 이른바 ‘고수익 저위험’으로 인식되면서 의류·주류·자동차 부품은 물론 가짜담배와 같은 다양한 모조품 거래를 통한 수익금이 연간 4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가짜 의약품 유통도 연간 3조원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면서 이는 지역 내 심각한 보건 위협이라고 설명했다.

UNODC는 이러한 경로로 유입되는 수익이 지역 내 카지노 등에서 세탁되고 있는 부분도 지적했다.

UNODC 동남아·태평양 지역사무소장 제레미 더글러스는 “동남아 내 조직범죄집단이 매년 수백조원대의 불법 자금을 벌어들이고 있으며, 지역 내 카지노 사업장과 기타 대규모 현금 유통 사업은 돈세탁 창구로 이용되고 있다”면서 “동남아의 심각한 초국가적 조직범죄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 공조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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