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이 9일 밤 ‘명성교회 800억의 비밀’편을 방송하고 김삼환 원로목사와 관련해 명성교회 800억 비자금‧외화밀반출 의혹을 제기했다. ⓒ천지일보 2018.10.10
MBC PD수첩이 9일 밤 ‘명성교회 800억의 비밀’편을 방송하고 김삼환 원로목사와 관련해 명성교회 800억 비자금‧외화밀반출 의혹을 제기했다. ⓒ천지일보 2018.10.10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2년이 넘도록 표류하고 있는 명성교회 불법세습 사태가 오늘(16일) 교단 재판국 차원의 결론을 맞는다. 향후 세습과 관련해 교단법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중요 판례가 될 이번 재판국의 결과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 재판국은 16일 명성교회 김삼환-김하나 목사 부자의 세습과 관련해 김하나 목사의 청빙 무효 소송에 대해 재심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명성교회 세습 관련 재판은 그간 혼돈을 겪었다. 2017년 8월 7일 제102회 총회 재판국은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의 청빙 무효 소송의 기각을 결정했다. 명성교회의 세습을 인정하는 판결에 당시 명성교회 교인들은 환호를 불렀고, 세습철회를 위해 싸웠던 이들은 절망했다. 그해 11월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는 김하나 목사에게 목회직을 세습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가 9일 오후 서울 중구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명성교회 세습 반대 촛불집회’를 연 가운데 한 참가자가 피켓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 2019.7.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가 9일 오후 서울 중구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명성교회 세습 반대 촛불집회’를 연 가운데 한 참가자가 피켓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 2019.7.9

그러나 이듬해 예장통합 제103회 총회에서 명성교회 세습의 불법성이 재확인되며 흐름이 바뀌었다. 또 김하나 위임목사 청빙 결의 무효소송에 대한 재심이 결의되면서 다른 국면을 맞게 됐다. 이후 제103회 총회 재판국이 총회 결의 후 심리만 할 뿐 정작 재판은 진행하지 않으면서 비난의 화살을 받게 됐다. 총회 재판국은 교계 안팎으로 쏟아지는 압박에 결국 재심 판결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그간 명성교회가 소속된 예장통합 교단 총회의 총대들과 ‘명성교회 불법 세습 철회를 위한 제104회 총회 총대대책위원회’, 교회세습반대운동 등 단체들과 예장통합 소속 신학대학인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들과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명성교회 세습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특히 세습을 반대하는 교계 인사들은 릴레이 1인 시위에 나서는 등 반발이 상당했다. 

그런가 하면 ‘예장통합 정체성과 교회수호연대(예정연, 대표회장 최경구 목사)’는 명성교회의 세습을 비판하는 것을 교회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하고 반대 측을 비판하는 집회를 진행해왔다.

이번에 총회 재판국이 최종선고를 내리면 명성교회 세습 재판은 2년 만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게 된다. 그러나 어떤 쪽으로 결론이 나든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명성교회의 세습을 인정하는 판결이 나올 경우, 세습 반대 측은 세습을 금지하는 교단법을 들어 더욱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하나 목사의 청빙이 무효로 판결되면 명성교회는 ‘김하나 목사 파면’이라는 치욕보다는 ‘교단 탈퇴’라는 강수를 둘 수 있다는 전망이다.

변칙세습 논란을 사고 있는 명성교회 전경. ⓒ천지일보DB
변칙세습 논란을 사고 있는 명성교회 전경. ⓒ천지일보DB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