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경영 정상화 방안을 논의 중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이 15일 오전 이사회 의결을 거쳐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금호그룹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5천억원 안팎의 자금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아시아나 항공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 ⓒ천지일보 2019.4.1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경영 정상화 방안을 논의 중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이 15일 오전 이사회 의결을 거쳐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금호그룹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5천억원 안팎의 자금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아시아나 항공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그룹 본사. ⓒ천지일보 2019.4.15

이달 말 ‘매각공고’ 내고 착수

인수 후보군마다 “관심 없다”

관심 보인 애경, 자금력 ‘관건’

가격 비싸 ‘분리매각’ 가능성도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아시아나항공이 연내 새로운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이르면 이달 말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 등은 2개월가량 진행해온 기업 실사를 최근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인수 후보들에게 투자설명서(IM)를 배포한 뒤 입찰 공고를 낼 계획이다.

그동안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는 곳들은 모두 하나같이 인수설을 절대 부인하고 있어 장기전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결정됐을 당시 SK와 한화, 롯데, CJ, 신세계 등 주요 대기업들이 인수할 유력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SK그룹은 지난 15일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검토한 바 없다”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카타르투자청 관계자를 만나 공동 인수방안을 논의했다는 일부 보도 역시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앞서 한 경제매체는 이날 ‘공식 부인에도 불구하고 SK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업계 관계자 말을 인용해 “SK그룹 최고위 관계자가 지난 4월 서울에서 카타르투자청 관계자들과 만나 아시아나항공 공동 인수 방안을 논의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를 피력한 곳은 제주항공을 보유하고 있는 애경그룹을 제외하고는 전무한 상황이다. 만약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된다면 국내 2위 대형항공사(FSC)를 갖는 동시에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 LCC까지 계열사로 두면서 단숨에 항공업계 2위 기업으로 발돋움 하게 된다.

다만 인수 의지를 밝힌 애경이 1조원대에서 인수 가격이 형성될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제주항공이 실적은 물론 자금력도 탄탄하지만, 중견기업으로서 한 번에 1조원가량 인수자금을 부담하기에는 버겁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 때문에 여전히 SK그룹, GS그룹 등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대부분의 대기업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겉으로는 부인하고 있지만,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사전에 인수 의향을 밝혀 주가가 요동칠 경우 인사가격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조용히 인수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매력적인 매물이긴 하지만 가격이 비싼 만큼, 분리매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5일 출입기자와의 오찬간담회에서 “아시아나 계열사들을 일부 떼어 분리매각하는 것에 관심을 갖거나 그런 적이 없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지난 4월 채권단과 합의된 금호그룹 수정 자구안에는 향후 인수의향자가 분리매각을 원한다면 협상을 하겠다는 단서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은이 아시아나항공을 통으로 매각하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