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암 이응노의 대표 작품, ‘풍경’. 인터랙티브 사운드 영상 설치, 가변크기, 2019. (제공: 이응노미술관) ⓒ천지일보 2019.7.15
고암 이응노의 대표 작품, ‘풍경’. 인터랙티브 사운드 영상 설치, 가변크기, 2019. (제공: 이응노미술관) ⓒ천지일보 2019.7.15 

2019 이응노미술관 기획전 ‘감각의 교감’

7월 16일(화)부터 9월 29일까지 소통 기회
오감으로 만나는 예술… 관객의 참여로 완성

군상·문자 추상·미디어 설치 작품·기타 체험
KAIST 문화기술대학원 미디어아트팀과 협업
대전방문의 해, 전국에 알리는 시너지 효과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고암(顧菴) 이응노가 현대 대전에서 관객들의 오감 속에 살아움직이고 있다. 고암 작품의 현대적인 재해석으로 미이어아트와의 만남이 관객의 참여로 완성되는 독특한 전시회다.

고암 작품을 현대적 맥락에서 볼 때, 그의 작품 속 인간 및 글자에서 발견되는 ‘개인의 역사성’과 현대작가들이 관심을 갖고 작업하는 ‘사소한 일상, 작은 인간이 만들어내는 역사의 움직임과 세계의 변화’는 그 출발에서 유사성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면에서 이번 전시는 고암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고암이 그려내는 인간은 아무리 큰 규모의 군중 속에 있더라고 매몰되거나, 사그라지지 않고 각자가 의미 있는 존재로 역사의 주체가 된다. 고암은 인간 한명 한명이 만들어내는 역사의 움직임에 집중했으며, 이는 현재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신을 텍스트나 이미지로 표현 하며 사회적 흐름과 변화를 만들어내는 우리들의 모습과 그 궤를 같이 한다.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2019 이응노미술관 기획전 ‘감각의 교감; 오감으로 만나는 이응노 예술’에서 관람객의 움직임을 인식한 사람 모습의 개체가 작품을 완성하는 인터랙티브 사운드 영상 ‘공생공존’이다. ⓒ천지일보 2019.7.15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2019 이응노미술관 기획전 ‘감각의 교감; 오감으로 만나는 이응노 예술’에서 관람객의 움직임을 인식한 사람 모습의 개체가 작품을 완성하는 인터랙티브 사운드 영상 ‘공생공존’이다. ⓒ천지일보 2019.7.15

관람객은 전시를 통해 미디어아트 장르를 직접 체험하면서 고암의 작품 철학을 보다 역동적으로 재해석하고, 디지털 미디어 매체로 오감(五感)을 일깨워 이응노 화백과 예술적 ‘교감’을 하게 된다. 전시는 관람객에게 작가, 작품과의 원활한 상호작용을 통해 고암 작품의 진정한 가치와 다양성, 그리고 고암이 이야기하는 ‘개인의 역사성’을 보여주고자 한다.

자신의 작품의 내용과 형태 등을 현대적으로 탈바꿈해 나가는 작업을 끊임없이 시도하며 현대미술에 있어 선구적인 역할을 했던 고암 이응노. 그의 예술정신을 21세기인 지금 활발하게 확장되고 있는 미디어아트 장르와 접목하여 새롭게 소개한다.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은 모든 감각을 통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엄숙한 분위기에서 눈으로만 관람하는 보편적 형태의 미술관 전시가 아닌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고, 귀로 듣고, 더 나아가 작품 안에서 춤추며 온 몸의 감각을 일깨우며 관람하는 새로운 형태의 전시이다.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2019 이응노미술관 기획전 ‘감각의 교감; 오감으로 만나는 이응노 예술’에서 관람객의 움직임을 인식한 사람 모습의 개체가 작품을 완성하는 인터랙티브 사운드 영상 ‘공생공존’이다. ⓒ천지일보 2019.7.15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2019 이응노미술관 기획전 ‘감각의 교감; 오감으로 만나는 이응노 예술’에서 관람객의 움직임을 인식한 사람 모습의 개체가 작품을 완성하는 인터랙티브 사운드 영상 ‘공생공존’이다. ⓒ천지일보 2019.7.15

특히 관람객의 몸짓(모션)을 감지하여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사운드 영상 등 다양한 매체들을 활용하여 관람객-작가 사이의 물질적 상호 작용 뿐 아니라 심리적인 상호작용을 만들어 냄으로써 관람객에게 작가와 함께 만들어가는 예술을 경험하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한다.

2019 이응노미술관 기획전 ‘감각의 교감; 오감으로 만나는 이응노 예술’에서는 16일(화)부터 오는 9월 29일까지 대전 이응노미술관에서 KAIST 문화기술대학원 미디어아트팀 기획으로 군상·문자 추상·미디어 설치 작품·기타 체험 등 50점과 만나 소통할 수 있다.

전시연계 프로그램으로는 8~9월 중 3D체험 프로그램, 매주 월요일 오전 11시~11시 30분, 이응노 톡(Talk)이 있고 문화가 있는 날 연계 프로그램 ‘별별이야기’에서는 외국인이나 외국 유학경험이 있는 강사들과 세계 각국에서의 교육경험과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다. 도슨트의 작품 해설은 화~일요일 오전 11시, 오후 2시 30분, 오후 4시 30분에 진행된다.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곽영진 대전이응노미술관 학예연구사가 15일 2019 이응노미술관 기획전 ‘감각의 교감; 오감으로 만나는 이응노 예술’ 전시관에서 작품 설명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15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곽영진 대전이응노미술관 학예연구사가 15일 2019 이응노미술관 기획전 ‘감각의 교감; 오감으로 만나는 이응노 예술’ 전시관에서 작품 설명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15

1전시실에서는 이응노 작품의 주제였던 ‘마르코 폴로’에 컴퓨터 그래픽을 접목시킨 애니메이션을 상영하여 작품의 주제 뿐 아니라 고암의 수묵과 판화의 독특한 기법을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 2전시실은 이응노 화백의 군상을 오마주한 작품으로 구성되는데, 참여 관객의 움직임과 동작을 감지해 군상 안의 ‘인간’으로 표현하는 미디어아트 작품 ‘공생공존’을 전시한다.

아울러 관람객이 직접 사진을 찍어 붙이는 체험실을 함께 운영한다. 3전시실에는 이응노의 다양한 풍경화와 동물화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인터렉티브 영상설치 작품 ‘풍경’이, 4전시실에는 관람객들이 타자기로 텍스트의 작품을 완성해가는 참여형 작품과, 관람객에게 반응하고 상호작용하는 애니메이션 ‘배고픈 고양이 야미’가 전시된다.

이같이 각 전시실에는 이응노의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미디어 작품들과 관객 참여형 작품들이 함께 전시되어 있다.

무엇보다 ‘2019 대전 방문의 해’ 문화 예술 축제 기간에 열릴 이번 전시를 통해 이응노미술관과 함께 ‘문화예술의 도시 대전’의 이미지를 전국에 알릴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류철하 이응노미술관장과 곽영진 대전이응노미술관 학예연구사, 김현지 학예연구팀 홍보담당이 15일 2019 이응노미술관 기획전 ‘감각의 교감; 오감으로 만나는 이응노 예술’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15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류철하 이응노미술관장(왼쪽)과 곽영진 대전이응노미술관 학예연구사가 15일 오전 이응노미술관 로비에서 2019 이응노미술관 기획전 ‘감각의 교감; 오감으로 만나는 이응노 예술’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15

류철하 이응노미술관장은 “현대 예술에서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이 관람객과의 상호작용”이라며 “미디어아트와의 접목을 통해 이응노와 관람객, 작품과 관람객이 서로 예술적 교감을 이루고 나아가 ‘작가(이응노)와 함께 만들어가는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류 관장은 “한국화로 시작해서 작품이 다양한 시도를 했고 시대에 따라 자신이 처한 상황 속에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와 혁신을 해온 작가인 고암 선생과 현대 미디어가 새로운 시도로서 대전시민과 함께 호흡하고 새로운 의미를 얻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류철하 이응노미술관장과 곽영진 대전이응노미술관 학예연구사, 김현지 학예연구팀 홍보담당이 15일 2019 이응노미술관 기획전 ‘감각의 교감; 오감으로 만나는 이응노 예술’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15
[천지일보 대전=김지현 기자] 류철하 이응노미술관장(가운데)과 곽영진 대전이응노미술관 학예연구사(오른쪽), 김현지 학예연구팀 홍보담당이 15일 오전 이응노미술관 로비에서 2019 이응노미술관 기획전 ‘감각의 교감; 오감으로 만나는 이응노 예술’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15

한편 고암 이응노 작가는 1908년 충남도 홍성에서 태어나 1924년 서울로 올라와 김규진에게 묵화를 사사받고 1938년부터 수묵담채(水墨淡彩)의 사실적 풍경화를 그리기 시작한 그는 1981년부터는 우리나라의 민주화 투쟁을 주제로 삼은 ‘시위 군중’ 소재의 대대적인 수묵화 연작에 주로 열중했다. 그에게 큰 아픔은 6·25 전쟁 때 월북한 아들 관계로 베를린에서 북한 공작원과 만난 것이 반공법에 위반되어 1967년 서울로 유인된 뒤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투옥된 것이다.

그는 옥중에서도 독특한 도구로 작품활동을 계속한 것이 후대에 일화가 되어 많이 알려지고 있다. ‘그림을 그릴 수 없다는 것은 곧 죽음’이라고 믿었던 고암은 어느날 재판을 받던 중 점심 먹으라고 나눠 준 나무도시락을 주머니에 숨겨 감옥으로 돌아온 뒤 하나하나 조각들을 떼어내 그 위에 먹다 남은 밥풀로 붙이고 고추장과 간장을 발라 색깔을 입혀 멋진 콜라주 작품을 만들기도 했다.

그는 1969년에 특별 사면으로 풀려나 파리로 돌아갔지만 1977년에도 파리에서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영화배우 윤정희 부부의 북한 납치 미수 사건의 배후로 몰려 곤욕을 치렀다. 그 후 우리나라와 관계를 단절하고 1983년 프랑스에 귀화했다. 이후 고암 이응노 선생은 1981년부터는 우리나라의 민주화 투쟁을 주제로 삼은 ‘시위 군중’ 소재의 대대적인 수묵화 연작에 주로 열중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