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2019.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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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희 건축가
어차피 실패의 연속이라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건축도 실패의 연속은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면서 진행하면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를 다시 해볼 수 있다. 곧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작업을 하다보면 실수할 여지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 

되지 않는 일에 노력한다고 억울한 생각을 하다보면 힘들지만 이 세상에 봉사하는 한 생명체이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이런 저런 궁리를 해도 안 될 때는 절망이 밀려오는데 그것마저 나의 욕심이라 생각하면 쉽게 마음이 가라앉는다.

성공은 경쟁구도다. 애초에 성공이라는 것은 피상의 덩어리다. 그래서 성공이란 단어보다는 어떻게 만족하면서 살고 있는지 되돌아보는 게 더 편하다. 건축에서 어떻게 더 많은 것을 이룰 수 있을지 생각하는 것보다는 어떻게 하면 실패를 막을 수 있을지 고민하는 편이 더 편하다.

혹시라도 자신이 잘 하는 것을 찾는 일에 게을리 하지 않았는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잊고 있는지 되물어 봐야 한다. 비록 자신이 잘하는 일을 찾았더라도 깊이 있게 자기화 될 정도로 노력했는지 깊이 들여다 볼 일이다. 괜히 힘들게 이루지 못할 일들에 손을 벌리고 있지는 않는지?

성공이란 단어는 자신이 만든다고 생각하는 이유에서 목표가 높을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의 기준에 빗겨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일에 집중하면서 생기는 자신만의 결정체를 만드는 일은 주변과 비교하기보다는 그 동기와 과정에 더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다 보면 그 일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

진정성이 있는 일들은 상대적으로 관대한 평가를 받게 되고 자신 스스로에게도 힘이 될 것이다.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챙겨서 집을 완성해 보는 것도 건축의 또 다른 매력이 아닐까? 이미 이것저것 못마땅한 것이 많겠지만 스스로를 위한 건축이 어떤 것이 있는지 챙겨보는 것부터 시작한다면 자기 성취도가 높은 건축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건축도 화려한 이야기 뒤에 숨어 있는 진정성을 찾고 한 단계씩 나아가는 것이 마음을 담은 건축이 될 것이다. 

풍경 하나만 제대로 집안으로 끌어 들일 수만 있어도 집은 풍성한 공간을 만들고 마음을 편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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