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이 조선의 마지막 공주인 덕온공주가 한글로 쓴 ‘자경전기(慈慶殿記)’와 ‘규훈(閨訓)’을 비롯한 ‘덕온공주 집안의 한글자료’를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매입해 국내로 들여왔다고 16일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 지하 강당에서 열린 언론공개회에서 관계자들이 ‘자경전기’를 보고 있는 모습. 자경전기는 1808년 순조가 정조비 효의왕후의 명에 따라 창경궁 자경전에 대해 쓴 책이다. ⓒ천지일보 2019.1.16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이 조선의 마지막 공주인 덕온공주가 한글로 쓴 ‘자경전기(慈慶殿記)’와 ‘규훈(閨訓)’을 비롯한 ‘덕온공주 집안의 한글자료’를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매입해 국내로 들여왔다고 16일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 지하 강당에서 열린 언론공개회에서 관계자들이 ‘자경전기’를 보고 있는 모습. 자경전기는 1808년 순조가 정조비 효의왕후의 명에 따라 창경궁 자경전에 대해 쓴 책이다. ⓒ천지일보 2019.1.16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여름방학을 맞아 다섯가지 주제로 덕온공주 집안의 한글 유산을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14일 국립한글박물관(관장 김낙중)에 따르면, 여름방학을 맞아 17일부터 8월 14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후 2시에 기획특별전 ‘공쥬, 글시 뎍으시니: 덕온공주 집안 3대 한글 유산’과 연계한 전시 해설을 운영한다.

조선의 마지막 공주, 덕온공주 집안 3대가 남긴 한글 유산은 하나하나가 역사성과 이야깃거리를 가지고 있어 여러 관점에서 다채롭게 감상할 수 있다. 이에 국립한글박물관은 관람객들이 눈여겨볼만한 전시 주제 다섯 가지를 선정하여 해당 유물과 그에 얽힌 이야기들을 전시를 기획한 학예사가 직접 들려주는 자리를 마련한다.

◆첫 번째 주제: 조선 마지막 공주 덕온공주와 효명세자 남매, 가족들의 글씨

이번 전시는 덕온공주와 후손들의 자료뿐 아니라 덕온공주 가족들의 자료를 처음으로 한데 선보인 전시이다. 덕온공주, 효명세자(덕온공주 오빠), 복온공주(덕온공주 둘째언니) 남매와 이들의 할아버지 정조(조선 22대 왕), 아버지 순조(23대 왕), 어머니 순원왕후, 효명세자의 양아들 고종(26대 왕) 등 왕실 가족이 친필로 쓴 글씨의 멋과 개성을 느껴볼 수 있다.

◆두 번째 주제:덕온공주 오빠 효명세자와 아들 윤용구, 한글로 여성과 소통

효명세자가 누이들을 위해 한글로 풀어쓴 한시 모음집 ‘학석집’은 조선시대 남성의 유일한 한글 문집이다. 윤용구가 딸을 위해 쓴 ‘여사초략’, 왕실 여성들을 위해 쓴 역사서 ‘정사기람’ ‘동사기람’은 남성이 중국 역사 전체를 한글로 쓴 드문 사례이다. 이들 자료를 통해 두 남성의 여성 가족에 대한 사랑과 배려의 마음, 한글이 나라의 공식 문자로 선포(1894년, 고종 31)되기까지의 시대적 흐름 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 주제:옛 한글 편지는 어떻게 썼을까?

덕온공주 집안 한글 자료 중에는 왕실과 주고받은 안부 편지가 130여 편이 넘는다. 그중에는 궁인이 왕실 종친과 의남매를 맺으며 친밀하게 지냈음을 보여주는 편지, 윤용구 부녀가 주고받은 편지도 포함돼 있다. 덕온공주 집안의 한글 편지를 통해 왕실과 부마 집안의 일상을 엿보고 옛 한글 편지의 높임 방식, 궁중어 등을 한층 가깝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네 번째 주제 : 한글필사, 가족에 대한 사랑과 존경의 표현

덕온공주와 아들 윤용구, 손녀 윤백영이 글씨를 통해 시공간을 뛰어넘어 마음을 나누고 소통한 이야기도 만날 수 있다. 덕온공주는 어머니 순원왕후의 명으로 아버지 순조의 ‘자경전기’를 한글로 풀어 썼고, 윤용구는 덕온공주가 순원왕후에게서 받은 ‘고문진보언해’ 중 일부가 불타 없어지자 직접 보충하였으며, 윤백영은 한국전쟁 이후 분실된 윤용구의 ‘정사기람’을 보충하며 부모님이 하신 일을 따르고자 하였다.

◆다섯 번째 주제 : 손녀 윤백영이 58세에 한글로 적은 해방의 기쁨

윤백영은 장서각에 소장된 궁중 소설들을 연구하고, 77세에 아버지가 쓴 ‘정사기람’의 빠진 부분을 보충했으며, 평생을 한글로 선조들의 정신과 왕실의 전통을 잇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58세에 해방의 기쁨을 한글로 노래한 ‘대한해방감회문’은 여성으로서 해방의 벅찬 감격을 한글로 직접 쓴 드문 자료이며, 윤백영의 뛰어난 한글 서체를 잘 보여준다. 윤백영이 10대 때부터 80대까지 직접 짓거나 베껴 쓴 글, 유품 등을 함께 살펴보며 왕실 후손으로 특별한 삶을 살았던 윤백영의 일생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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