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수정 기자] 미투운동과함께하는시민행동(미투시민행동) 회원들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동화면세점 앞 광장에서 열린 1차 페미시국광장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 2019.7.12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미투운동과함께하는시민행동 회원들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광장에서 열린 1차 페미시국광장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 2019.7.12

여성·노동·시민사회단체 등 참여한 시위 열려

“사건 은폐·축소한 검·경에 국민적 분노 높아”

“강제수사권 있는 검찰, 추가조사 나서달라”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고(故) 장자연씨 사건을 대하는 검찰·경찰·언론·정부의 태도에 저는 너무 화가 납니다! 여성들이 목숨을 걸고 피해 사실을 얘기하는데 검·경이 오히려 가해자를 비호하기에 바쁩니다. 불합리한 사건을 겪다가 사람이 죽었는데도 어떻게 아무도 책임을 안 질 수가 있단 말입니까!”

지난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광장에서 열린 ‘1차 페미시국광장’에서 자유발언에 참가한 #미투운동과함께하는시민행동(미투시민행동)의 한 회원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매일같이 여성들이 다치고 죽어나가고 있다”며 “정작 쇠고랑을 차고 들어가야 할 가해자인 조선일보 방 사장이 오리발 내미는 동안 언론은 가해자의 변명만 받아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350여개 여성·노동·시민사회단체로 이뤄진 미투시민행동은 이날 오후 7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다시쓰는 정의 검찰 경찰개혁 여자들이 한다! 1차 페미시국광장 시위는 당겨졌다 시작은 조선일보’라는 주제로 집회를 열었다. 집회에는 연령대와 성별을 막론하고 다양한 시민이 참가했다.

이들은 “조선일보·검찰·경찰 모두 공범, 언론적폐 조선일보 폐간하라!” “부실수사 조작수사 책임자를 처벌하라!” “검찰은 성폭력을 기소하라!” “성폭력 책임 묻는 목소리 고소남발 조선일보 규탄한다!” 등의 규탄하는 구호를 힘껏 외쳤다.

미투시민행동은 “지난 5월 검찰 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는 고 장자연 사건, 김학의 사건에 대해 본질인 성폭력 범죄를 제외한 채 축소 기소하는 결과를 내놨다”며 “버닝썬 사건 역시 경찰의 유착비리 혐의를 입증하지 못한 채 수사를 종결했다”고 비판했다.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박인숙 고 장자연사건관련 법률지원단 변호인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동화면세점 앞 광장에서 열린 1차 페미시국광장에서 고 장자연 사건 관련해 여는 발언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12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박인숙 고 장자연 사건 관련 법률지원단 변호인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광장에서 열린 1차 페미시국광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12

그러면서 “사건을 왜곡·은폐·축소한 검찰과 경찰에 대한 국민적인 분노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어떠한 입장도 표명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에 미투시민행동은 이 사건들에 대한 실체적 진실 규명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왜곡·은폐·축소한 검·경 등에 대한 분명한 책임을 묻기 위해 ‘페미시국광장’을 기획했다”고 덧붙였다.

집회에 참석한 여성 발언자들은 고 장자연 사건 수사 촉구에 대한 요구안을 작성해 낭독하기도 했다.

이들은 “우리는 그 누구도 조선일보와 결탁하지 않길 원한다” “우리는 조선일보 관련 책임자를 처벌하길 원한다” “우리는 조선일보 방 사장에 대한 제대로 된 조사를 원한다” “우리는 진실을 가린 검·경 개혁을 원한다” 등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강릉에 거주하는 한 여성은 “고 장자연씨의 기사를 검색하다가 검찰이 조선일보 방 사장을 따로 검찰청에 소환하지 않고 회사 사무실에서 자체 조사를 했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어떻게 주요 피의자인데 방 사장이 사주하는 건물 사무실에서 조사를 할 수 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졌더라도 맘대로 할 수 없는 것이 있다”며 “바로 장자연 사건을 잊지 않는 사람들이다. 발생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우린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미투운동과함께하는시민행동(미투시민행동) 회원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동화면세점 앞 광장에서 열린 1차 페미시국광장에서 고 장자연 사건 수사에 대한 요구안을 작성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12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미투운동과함께하는시민행동 회원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 광장에서 열린 1차 페미시국광장에서 고 장자연 사건 수사에 대한 요구안을 작성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12

한 직장인 여성은 “현재 남성들은 여성을 물건 대하듯 하는데 여자도 사람”이라며 “진실을 밝혀야 될 언론·검찰·경찰이 자기 할 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가 거리에 나와 이렇게 외치고 있다”고 말했다.

장자연 사건 당시 변호를 맡았던 박인숙 고 장자연 사건 관련 법률지원단 변호인도 공개발언에 함께했다.

박 변호인은 검찰 과거사위가 강제수사권이 없어 주요 피의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진상조사단이 장자연 사건에 대해 증거가 많지 않아 수사를 하는데 한계를 느끼고 있다”며 “의혹이 있다면 강제수사권을 가진 검찰이 수사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추가조사를 통해서 구체적인 사실과 증거가 밝혀질 가능성이 있는데 왜 수사권고를 하지 않는가”라고 반문하며 “많은 국민은 그러한 의혹이 명명백백히 밝혀지길 바라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들은 자유발언이 끝난 후 조선일보 건물에 ‘수사외압 언론적폐’ ‘고 장자연 배우에게 사죄하라’ ‘검찰 경찰 모두 공범’ ‘조선일보 폐간하라’ 등의 문구를 빔프로젝트를 사용해 비추기도 했다. 이 퍼포먼스 후에는 회원들의 추가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