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퇴각시킨 조선시대 시한폭탄 ‘비격진천뢰’ 뚜껑 첫 발견
일본군 퇴각시킨 조선시대 시한폭탄 ‘비격진천뢰’ 뚜껑 첫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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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격진천뢰 뚜껑 모습. (제공: 국립진주박물관) ⓒ천지일보 2019.7.12
비격진천뢰 뚜껑 모습. (제공: 국립진주박물관) ⓒ천지일보 2019.7.12

포탄 내부 쇳조각 2~30개 추정

당시 ‘귀신폭탄, 비밀병기’로 불려

16일 진주서 현존 모든 포탄 전시

[천지일보 진주=최혜인 기자] “폭탄은 큰 굉음과 함께 갑자기 폭발하고, 안에서 작은 쇳조각이 별 조각처럼 날아가 일본군 수십 명이 맞아 즉사했습니다. 총공격에 일본군은 성을 버리고 울산방면으로 퇴각했죠.”

조선시대 일본군에게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시한폭탄 ‘비격진천뢰’의 뚜껑 실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국립진주박물관은 지난해 전북 고창 무장현 관아와 읍성에서 발굴한 ‘비격진천뢰’를 조사하던 중 뚜껑을 발견했다고 12일 밝혔다.

비격진천뢰는 무쇠로 만든 탄환 속에 화약과 쇳조각인 빙철(憑鐵)을 넣고 폭발 시간 조절 장치를 장착한 당시의 최첨단 무기다. 일본, 명나라도 알지 못했던 조선의 독창적 무기로 당시 ‘비밀병기, 귀신폭탄’ 등으로 불렸다.

비격진천뢰는 임진왜란의 많은 전투에서 활약했으며, 특히 가장 치열했던 진주성 대첩 1차·2차 전투에서도 사용됐던 기록이 있다.

비격진천뢰의 주조 과정. (제공: 국립진주박물관) ⓒ천지일보 2019.7.12
비격진천뢰 주조 과정. (제공: 국립진주박물관) ⓒ천지일보 2019.7.12

비격진천뢰 뚜껑은 그동안 그림으로만 남아있어 실제 어떤 결합구조인지 알 수 없었지만, 이번에 고창에서 발굴된 11점 중 1점에서 그 실물이 발견됐다.

뚜껑은 포탄이 날아가는 동안 목곡(木谷), 쇳조각, 화약 등 내부부속품이 빠지지 않도록 막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직사각형 모양으로 입구를 통해 부속품을 안으로 넣은 뒤, 내부 공간에서 돌려서 고정하도록 만들어졌다.

뚜껑 중앙에는 꼭지와 함께 두 개의 심지 구멍이 있다. 두 줄의 심지가 사용된 것은 심지 불이 꺼져 불발될 확률을 낮춰주는 용도로, 화포인 완구(碗口)의 경우도 두 개의 심지 구멍이 있다.

허일권 진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옛 문헌에 포탄이 터지면 적군 2~30명이 즉사했다는 내용이 있다”며 “현재 뚜껑이 부식물과 고착해 있어 쇳조각은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 뚜껑을 열고 내부조사하면 쇳조각 등 부속물이 발견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립진주박물관은 비격진천뢰 기벽과 뚜껑에 숨겨진 폭발의 비밀도 발견했다.

연구사는 감마선 투과와 컴퓨터 단층촬영(CT) 분석으로 내부에서 많은 기공을 찾았다. 또 본체는 주조 기법으로, 뚜껑은 단조 기법으로 제작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비격진천뢰의 내부 구조. (제공: 국립진주박물관) ⓒ천지일보 2019.7.12
비격진천뢰 내부구조. (제공: 국립진주박물관) ⓒ천지일보 2019.7.12

허 연구사는 “수류탄처럼 터지려면 안에서 약한 부위가 있을 필요가 있는데, 기벽은 잘 깨지도록 주조 기법을 택했다”며 “마치 박이 쪼개지는 형태로 깨지면서 쇳조각이 사방으로 비산했을 것이다. 쇳조각은 최소 20~30개가 들어있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강조했다.

문헌에 따르면 비격진천뢰 크기는 별대, 대, 중으로 나뉜다. 조사한 결과 전북 고창 출토품 11점과 기존 유물 5점 등 국내 현존 비격진천뢰 16점은 모두 ‘중’에 해당한다.

국립진주박물관은 오는 16일 개막하는 조선무기 특별전에서 현존하는 모든 비격진천뢰와 완구를 처음으로 한자리에 선보인다.

보물 제860호로 지정된 창경궁(추정) 비격진천뢰를 비롯해 장성(추정), 하동, 진주, 창녕, 고창 지역에서 발견한 유물들을 소개할 계획이다.

허 연구사는 “임진왜란 당시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려는 염원은 비격진천뢰를 발명해냈다”며 “이번 전시회가 비격진천뢰에 담긴 구국의 마음과 우리 선조의 지혜를 되돌아보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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