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정수 기자] 초복인 12일 서울 종로구 내 삼계탕집 앞에서 점심식사를 위해 손님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천지일보 2019.7.12
[천지일보=김정수 기자] 초복인 12일 서울 종로구 내 삼계탕집 앞에서 점심식사를 위해 손님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천지일보 2019.7.12

곳곳서 우산 들고 햇빛 가려

최소 10분, 최대 40분 대기

대기 줄 주차장 끝까지 이어

[천지일보=김정수 기자] “복날이라서 삼계탕 먹을까 했는데 대기 줄이 너무 길어서 안 되겠어요.”

초복인 12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 유명 삼계탕집 앞에서 대기 줄을 보고 힘없이 발길을 돌리던 이은주(가명, 32, 여)씨가 이같이 말했다.

이날 본지가 찾아간 삼계탕집 앞은 점심시간대가 아니었음에도 대기하는 사람들의 줄이 주차장까지 이어졌다. 차를 몰고 온 손님들을 통솔하는 주차 안내원들의 바쁜 움직임이 보였다. 대기 중인 이들을 안내하는 종업원들의 무전기 소리도 들렸다.

삼계탕을 먹기 위해 순서를 기다리던 이들은 최소 15분에서 최대 40분까지 기다리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장시간 기다리는 손님들은 땡볕에 피하기 위해 구간별로 놓여있던 우산을 꺼내 펼쳐들어 쨍한 햇빛을 가리기도 했다. 몇몇 손님들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대기줄을 사진에 담으며 추억을 만들기도 했다.

남편과 함께 20분 정도 기다렸다는 이영미(가명)씨는 “36년 전통이라는 삼계탕집이라고해서 남편이 계속 먹으러 가자고 해서 왔다”며 “그런데 너무 오래 기다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천지일보=김정수 기자] 초복인 12일 서울 종로구 내 삼계탕 집에서 점심을 먹기위해 찾아온 손님을 안내원이 대기줄로 안내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12
[천지일보=김정수 기자] 초복인 12일 서울 종로구 내 삼계탕 집에서 점심을 먹기위해 찾아온 손님을 안내원이 대기줄로 안내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12

삼계탕집을 찾은 이들 가운데 옛날부터 내려온 전통이고, 보편적이기에 삼계탕을 먹으러 왔다는 이들이 있었다.

신사철(83세, 남, 성동구 응봉동)씨는 “땀이 많이 나고 기력이 빠질 때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 옛날에는 집에서 닭을 잡아먹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며 “오늘처럼 날이 무덥고 기력이 빠질 때는 삼계탕 먹으면 얼마나 든든한지 모른다”고 말했다.

남자친구와 함께 왔다는 윤혜진(가명, 20대, 여)씨는 “아무래도 복날하면 생각나는 게 삼계탕”이라며 “그만큼 삼계탕이 가장 보편화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윤씨는 “‘이열치열 했겠다’ 이제는 시원한 것을 마시러 카페에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더위를 참아가며 삼계탕을 찾았던 이들과 달리 “복날이라고 꼭 삼계탕을 먹어야 하느냐”며 반문하는 이들도 있었다.

황주혁(40대, 남)씨는 “한국에는 초복·중복·말복 이렇게 복날이 3번 있다”며 “매번 삼계탕을 먹는 것은 아니지 않겠나. 꼭 복날이기 때문에 삼계탕을 먹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친구를 기다리고 있던 김은지(50대, 여)씨도 “복날이라고 무조건 삼계탕을 챙겨먹어야 한다는 생각은 없다”며 “친구들은 삼계탕 말고 다른 것을 먹으러 왔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는 “삼계탕 가격이 복날마다 올랐던 걸로 기억한다”며 “그래서 복날에 삼계탕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