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천지일보DB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천지일보DB

“한미, 한미일 3국 협의 추진 원하지만 日 소극적”

스틸웰 동아태 담당 순방 중 한미일 협의 가능성

김현종, 쿠퍼먼 백악관 NSC 부보좌관 등 만나

이달 예정 북미실무회담 앞두고 한미조율 완료한듯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한일갈등과 북한 비핵화 문제를 미국과 논의하기 위해 방미한 가운데 어떤 메시지를 들고 올지 관심이 쏠린다. 북한과 미국의 실무협상이 곧 이뤄질 예정이고, 한일 간 문제도 미국의 중재역할이 주목되기 때문이다.

김 차장은 11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해 일본의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 문제와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북미 협상 카드에 대해 미측과 협의를 하고 있다. 미국 고위관리의 아시아 순방을 계기로 한미일 3국의 고위급 협의가 추진되고 있고, 북미 실무협상은 미국이 협상 준비가 완료됐음을 밝힌 가운데 북한도 상응조치에 대한 견해를 내비치면서 곧 이뤄질 전망이다.

◆김현종 “한미일 협의 추진… 日, 소극적”

이날 김 차장은 미국 워싱턴D.C.에서 “미 고위관리가 아시아지역으로 출장을 갈 때를 계기로 한미일 3국의 고위급 관리들이 모여 회담을 하려고 했다”면서 “한미는 적극적인데 일본은 답도 없고 소극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아시아로 향하는 미국 고위관리가 누군지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 11일부터 아시아 국가를 방문하고 있는 데이비드 스틸웰 신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로 예상되고 있다.

스틸웰 차관보는 11~14일에는 일본을 방문하고 15일은 필리핀을, 17일에는 한국을 방문한다. 한미일 고위급 회담이 열리면 스틸웰 차관보가 일본에 있는 동안 우리 정부 고위관리가 일본에 가거나, 17일 일본 관리가 한국에 올 수 있다.

김 차장은 한미 양국은 한미일 고위급 회담에 적극적이지만, 일본은 소극적인 상황이라고 말한 상황에서, 일본이 여기에 응할지 주목된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김 차장은 방미해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과 회동했다. 이어 미 상원의원 등 의회 관계자도 만나 일본 측 수출 규제 조치의 부당성을 알리고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했다. 김 차장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카운터파트인 찰스 쿠퍼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도 만난다.

미국의 반응에 대해서는 최대한 한일이 문제해결을 해나가길 바라며 막후에서 미국이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지난 10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를 방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폼페이오 장관으로부터 한일갈등에 대해 “한국의 입장을 이해하고, 한미와 한미일 3국이 소통을 강화할 수 있도록 미국도 노력하겠다”는 말을 들었다. 미 의회에서는 미 상원 외교위원장인 제임스 리시 공화당 의원 등이 “우선 한일 양국이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믿는다”면서 발을 빼는 모습을 보였다.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왼쪽)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천지일보DB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왼쪽)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천지일보DB

◆한미, 북미 실무협상 의견조율 마친 듯

김 차장은 한일갈등 문제뿐 아니라 북미 실무협상을 앞두고 한국 정부의 입장을 미측에 설명하고 미국의 비핵화 협상 전개 방향에 대한 설명을 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김 차장은 ‘북미 실무협상이 다음 주나 다다음주에 열리는지’에 대해 “다음주 또는 다다음주라고 확실하게 확인할 수 없다. 한미는 지금 북한의 답을 기다리고 있는 입장으로 더 기다려봐야 한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난 이후 “2~3주 내에 북한과 실무협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말대로라면 실무협상은 이달 중순경이나 하순경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김 차장의 발언을 통해 유추해볼 때 한미는 북미 실무협상에 대한 의견 조율을 마쳤을 것으로 보이고, 북미 실무자가 만날 구체적인 장소와 시간 등을 확정하기 위해 북한에 제안한 뒤 답을 기다리는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한미 북핵협상 실무 담당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는 이날 오전 독일 베를린에서 회담을 하고 북미 실무협상 관련 협력방안에 대해 협의했다고 12일 외교부가 밝혔다.

외교부는 “북미 간 실무협상이 한미의 공동목표인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실질적 진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양국 간 협력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