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경기남부보훈지청 대강당에서 열린 ‘100년을 거슬러 간도에서 다시 읽는 독립선언서’ 시사회에서 벽을 장식한 학생들의 필사본이 전시돼 있다ⓒ천지일보 2019.7.12
[천지일보 경기=이성애 기자] 11일 경기남부보훈지청 대강당에서 열린 ‘100년을 거슬러 간도에서 다시 읽는 독립선언서’ 시사회 벽에 학생들의 독립선언서 필사본이 전시돼 있다. ⓒ천지일보 2019.7.12

독립운동 유적지 탐방 다큐 학생 제작 영상 시사회 열어

학생주도 3.1운동·임시정부수립 100주년 평화·역사 후속

영상자료 현장 보급, 학교 교육과정 연계 지원 의미 확산

[천지일보 경기=이성애 기자] “교과서에서만 공부하던 장소에 직접 가서 체험하니 역사를 더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고, 독립선언서를 필사하면서 그 분(독립운동가)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잊지 않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도 갖게 됐습니다.”

곡정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홍가을 학생은 11일 경기남부보훈지청 대강당에서 열린 ‘100년을 거슬러 간도에서 다시 읽는 독립선언서’ 시사회에서 “탐방의 기회를 만들어 주신 경기도교육청에게 감사드리며 학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열어주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교직원, 학생, 학부모 100여명이 참석한 이날 시사회는 평화역사탐방 프로젝트 영상 ‘100년을 거슬러 간도에서 다시 읽는 독립선언서’ 상영으로 시작됐다. 영상에는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경기 학생대표 33명이 지난 4월 9일부터 간도지역 독립운동 유적지를 탐방한 4박5일의 여정이 담겼다.

11일 경기남부보훈지청 대강당에서 열린 ‘100년을 거슬러 간도에서 다시 읽는 독립선언서’ 시사회에 장식된 학생들의 글이 전시 돼 있다.ⓒ천지일보 2019.7.12
[천지일보 경기=이성애 기자] 11일 경기남부보훈지청 대강당에서 열린 ‘100년을 거슬러 간도에서 다시 읽는 독립선언서’ 시사회에 학생들의 글이 전시 돼 있다.ⓒ천지일보 2019.7.12

입구에는 탐방 때 기록한 독립선언서 필사본과 학생들의 소감이 시로 표현돼 장식됐다. 학생들은 “역사란 이런 것이구나” “자유와 평화의 바람 느낄 수 있었다” “평화를 위해 백두산에서 만나요” 등 다양한 이야기를 쏟아냈다. 책상 위에 놓인 3.1운동 독립선언서 ‘마음에 새기다’ 필사 노트도 눈길을 끌었다.

경기 학생대표 33명은 조상들의 항일 역사가 깃든 해란강, 일송정, 청산리 및 봉오동 전적지, 명동학교 등에 대한 역사를 탐방했다. 이번 시사회는 눈 내리던 백두산 천지 등 모든 체험을 담아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영상을 각 학교에 보급하고 교과나 비교과 활동에 연계할 수 있도록 안내할 계획으로 마련됐다.

인솔 교사에 따르면 올해 100주년을 맞아 자치단체들의 탐방이 많아 중국 공안당국이 긴장했다. 비록 긴장감은 감돌았지만 그런 상황 가운데서도 학생들은 독립선언서도 잘 낭독했으며 적극적인 활동을 펼쳤다.

김소영 갈뫼중학교 교사는 “역사에 관심 있는 경기도 전역의 학생들이 참여했다”며 “초반에는 힘들었지만 잘 따라줬고 성공적인 탐방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생들이 탐방 후에도 학교에서 이뤄지는 역사교육에 자발적인 참여를 하고 있는 것이 큰 성과”라고 말했다.

11일 경기남부보훈지청 대강당에서 열린 ‘100년을 거슬러 간도에서 다시 읽는 독립선언서’ 시사회에 전시된 학생들의 필사본. ⓒ천지일보 2019.7.12
[천지일보 경기=이성애 기자] 11일 경기남부보훈지청 대강당에서 열린 ‘100년을 거슬러 간도에서 다시 읽는 독립선언서’ 시사회에 전시된 학생들의 독립선언서 필사본. ⓒ천지일보 2019.7.12

그러면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첫 날과 마지막 헤어질 때의 모습에서 성장을 볼 수 있어 좋았다”며 “어두운 밤 숙소에서 독립선언문을 필사하는 모습도 아름다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어제의 100년으로 내일의 100년을 말하다’ 탐방단과 청중이 함께하는 역사 이야기 마당 Q&A 시간과 박환 수원대학교 교수의 ‘간도 독립운동의 이해와 3.1운동 백주년의 의의’를 주제로한 특강도 진행됐다.

허우재(한광고3) 학생은 “33인의 대표로 참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다”며 “앞으로 해야 할 활동이 무엇인가를 깊이 있게 생각하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친구들에게 배우고 온 역사에 대해 많이 알려주고 싶다”고 밝혔다.

독도사랑 소모임 부장으로 일하는 윤정 학생은 “대표로 탐방에 참여했던 만큼 의미 있게 활동했고 백두산 등반, 청산의 전적지 탐방 등 추억을 많이 만들고 왔다”며 “느낀 점과 그 경험을 공유하고자 학교 동아리에 와서 원탁 토론회를 가졌다”고 말했다.

11일 경기남부보훈지청 대강당에서 열린 ‘100년을 거슬러 간도에서 다시 읽는 독립선언서’ 시사회에서 학생들이 영상을 보고 있다.ⓒ천지일보 2019.7.12
[천지일보 경기=이성애 기자] 11일 경기남부보훈지청 대강당에서 열린 ‘100년을 거슬러 간도에서 다시 읽는 독립선언서’ 시사회에서 학생들이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천지일보 2019.7.12

이원희(신흥고2) 학생은 “역사의 현장을 방문한 것은 죽을 때까지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을 추억이 됐다”며 “아쉬웠던 점은 중국 공안 당국의 지나친 제재가 마음에 걸렸다”고 말했다.

한편 박 교수는 “중국에 나갈 때는 그 나라의 운동가나 중국 인민 열사들의 묘지도 함께 방문해 묵념하며 참배하는 것이 좋다”며 “버스 앞에는 한국·중국 친선 깃발을 달고 다니는 기본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번에 학생들이 다녀오면서 중국 공관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일 수 있지만 중국은 1910년 만주와 본토에서 우리나라를 많이 도왔다”며 “마오쩌둥 정부도 연대 투쟁하며 우리를 도왔으니 중국을 고맙게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옥 경기도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장은 이번 탐방에 대해 “(학생들은) 김약영 독립운동가의 후손 김재홍 선생의 해설을 들을 수 있어 체험의 깊이가 남달랐을 것”이라며 “앞으로 101년 미래 세대의 평화를 가져오는 주역이 되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기획은 경기도교육청이 했지만 여러분(학생들)은 훌륭한 일을 해냈다”며 격려했다.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경기 학생대표 33명이 지난 4월 9일부터 간도지역 독립운동 유적지를 탐방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경기도교육청) ⓒ천지일보 2019.7.12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경기 학생대표 33명이 지난 4월 9일부터 간도지역 독립운동 유적지를 탐방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경기도교육청) ⓒ천지일보 2019.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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