킴 대럭 주미 영국대사 사임을 둘러싸고 미 외교가에서 외교관들의 고유업무가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지난 2017년 10월20일 대럭 대사가 미국 워싱턴의 영국 대사관에서 내셔널 이코노미스트 클럽 행사를 주최했을 때의 모습. (출처: 뉴시스)
킴 대럭 주미 영국대사 사임을 둘러싸고 미 외교가에서 외교관들의 고유업무가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진은 지난 2017년 10월20일 대럭 대사가 미국 워싱턴의 영국 대사관에서 내셔널 이코노미스트 클럽 행사를 주최했을 때의 모습.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을 받던 주미 영국대사가 결국 사임하면서 동맹들로서는 ‘트럼프에 대한 아첨만이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길’이라는 메시지를 받아든 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 CNN방송은 10일(현지시간) 킴 대럭 주미 영국대사의 사임 소식을 전하면서 “미국과의 강한 관계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아첨에 달려있다는 메시지를 동맹국에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 행정부의 업무 처리에 대한 비판적 평가는 널리 알려져 있는데도 본국에 이러한 내용의 전문을 보낸 대럭 대사를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면서 동맹국들에 일종의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CNN방송은 “누가 나라를 대표할지 결정할 특권은 주재국이 아닌 본국이 갖고 있는 것이 외교인데 이번 일은 외교의 작동 자체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고 비판했다.

앞서 영국 언론은 대럭 대사가 2017년부터 최근까지 본국에 보낸 이메일 전문을 공개했다. 이메일 전문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를 ‘서툴고 무능하며 불안정하다’고 평가한 내용이 들어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대상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대럭 대사를 더는 상대하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만찬 행사 초청을 취소하면서 압박을 가했고 영국 테리사 메이 총리와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이 방어에 나섰으나 대럭 대사는 결국 사임을 택했다.

대럭 대사의 사임 결심에는 차기 영국 총리 유력후보이자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의 미적지근한 태도가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지면서 영국 내 존슨 전 장관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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