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비데오=연합뉴스) 김황식 국무총리가 5일(현지시간)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대통령과 쇠고기 수입 문제를 놓고 줄다리기를 벌였다.

우루과이 수도인 몬테비데오에서 북서쪽으로 280㎞ 떨어진 곳에 있는 무히카 대통령의 안초레 별장에서 열린 두 사람 간의 회담은 화기애애한 가운데 시작됐다.

무히카 대통령은 휴가 중임에도 별장으로 김 총리를 초대했다. 그는 헬기편으로 회담장을 찾은 김 총리를 문 앞에서 기다리는 등 극진히 예우했다. 이 별장은 2007년 조지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도 방문했던 곳이다.

그러나 회담이 진행되며 두 사람은 한국과 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간의 무역협정 문제, 우루과이산 쇠고기의 한국 수출 문제를 놓고 서로의 주장만 반복했다.

김 총리는 우루과이는 물론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가 포함된 비관세동맹인 메르코수르와 한국과의 협정 체결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무히카 대통령은 한국과 우루과이 간 양자 협상 카드로 맞섰다.

정부 관계자는 "우루과이측의 선(先) 양자협상 카드는 사실상 우루과이산 쇠고기의 한국 수출을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무히카 대통령은 "우루과이에는 '사람은 빵으로만 살지 못하고 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는 말까지 하면서 쇠고기에 매달렸다.

그러나 김 총리는 "한국은 미국과 호주 쇠고기를 수입하고 있으니 우루과이도 정해진 절차를 거치면 된다", "양자간 협상은 본국에 돌아가서 진지하게 검토할 생각"이라고 원론적인 답변으로 응했다.

이에 무이카 대통령이 "양국 간 무역이 불균형하다"고 이의를 제기했지만 김 총리는 "한국 기업의 현지 인력 고용과 투자 확대분을 포함하면 전체적인 균형이 맞을 수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다만 회담이 끝난 뒤 무이카 대통령은 김 총리를 옆자리에 태운 채 트럭을 운전하면서 별장 곳곳을 안내하는 등 재차 친근한 모습을 연출했다.

한편, 양국 정부는 김 총리의 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 체육 교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동시에 현재 30일인 사증 면제 기간을 90일로 늘리는 내용의 일반여권 사증 면제 협정에도 가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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