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준 (출처: 아프리카 TV)
유승준 (출처: 아프리카 TV)

“군대 간다” 호언한 유승준

돌연 美국적 취득하며 군회피

톱스타에서 한순간 나락으로

 

‘유승준 효과’로 연예계 대격변

병역비리 드러나며 재입대 러시

군복무, 이미지 플러스 요인으로

 

2015년 입국 비자 신청했지만

거부되자 국내 법원 소송제기

1·2심 모두 원고 패소 판결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입대를 공언했다가 한국 국적을 포기한 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 43)씨의 비자발급을 거부하며 입국을 막은 것이 위법했는지에 대한 대법원 최종 결론이 11일 나온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이날 오전 11시 대법원 2호 법정에서 유승준이 주 로스앤젤레스(LA) 한국 총영사관을 상대로 낸 ‘사증(비자)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 판결을 선고한다.

유승준은 1997년 1심 ‘웨스트 사이드’로 데뷔하자마자 스타로 떠올랐다. ‘가위’ ‘나나나’ ‘열정’ 등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다. 신실한 기독교인이라는 점도 부각되며 ‘바른 청년’ 이미지로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

국내에서 가수로 활동하면서 유승준은 여러 차례 군대 자진 입대 의사를 밝혔다. 유승준의 이 같은 의사는 그의 바른 이미지에 더해져 큰 시너지를 냈다.

유승준 인터뷰, 13년 만에 무릎 꿇고 사죄 (사진출처: 아프리카TV)
유승준 인터뷰, 13년 만에 무릎 꿇고 사죄 (사진출처: 아프리카TV)

그러나 그의 말을 철석같이 믿었던 대중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 일어났다. 유승준이 2002년 입대를 앞두고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한 것이다. 그해 1월 유승준은 입대 전 고별 콘서트를 여는 등 군대를 갈 것처럼 주변 정리에 나섰다. 입대 전 가족들과 만남을 이유로 미국에 방문하기도 했다. 유승준은 그길로 LA 법원에서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고,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

그의 이중행보에 여론의 실망감은 상상을 초월했다. 결국 당시 법무부는 출입국관리법 11조 2항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사람’을 적용해 유승준의 입국을 금지했다. 유승준은 같은 해 2월 한국 입국을 시도했으나 공항 문밖으로 발을 내딛지 못했다.

유승준의 ‘나비효과’로 대중은 연예계 병역 면제자들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고, 2004년 병역 스캔들이 터졌다. 병역 비리에 연루된 사실이 발각된 배우 송승헌, 장혁 등은 재검을 통해 현역 입대해야 했다.

2007년에도 병역특례 비리가 드러났다. 가수 싸이와 젝스키스 멤버였던 강성훈·이재진 등이 산업기능요원 복무를 부실하게 마쳤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한 동안 싸이의 두 번의 군 입대가 농담의 소재로 쓰이기도 했다.

가수 유승준씨가 2003년 6월 26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가수 유승준씨가 2003년 6월 26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010년엔 가수 MC몽의 고의발치 사건이 연예계를 뒤덮었다. 군 면제를 위해 MC몽이 고의로 발치를 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2012년 5월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지으며 일단락됐다. MC몽은 이후 앨범을 내고 활동을 재개했지만 방송 출연 등은 여전히 불가능하다.

이렇듯 유승준의 행보는 한국 연예계의 풍토를 완전히 뒤집었다. 남자 스타들의 군 복무는 앞으로의 운명을 좌우할 기로가 됐다. 군대를 대중의 의사에 반해 회피할 경우 연예활동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는 사실을 직기하기 시작했다.

한국을 뒤흔든 유승준은 입국이 거부된 지 13년 만인 지난 2015년 5월 인터넷 방송을 통해 대국민 사과 메시지를 전했다. 인터넷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에서 ‘유승준 13년 만의 최초 고백, 라이브’라는 이름으로 방송을 한 유승준은 “법무부 장관님, 병무청장님, 출입국관리소장님, 한국에서 병역을 하고 있는 많은 친구들에게 물의를 일으키고, 허탈하게 해 드린 점 정말 사죄하는 마음으로 나왔다”며 눈물을 머금고 무릎 꿇고 사과했다.

사과를 한 유승준은 국내 복귀를 위해 9월 LA총영사관에 재외동포(F-4)비자를 신청했다. 그러나 거부되자 국내 법무법인을 통해 소송을 제기했다.

가수 유승준이 자신의 웨이보에 올린 사진. (출처: 뉴시스)
가수 유승준이 자신의 웨이보에 올린 사진. (출처: 뉴시스)

1·2심은 “유씨가 입국해 방송 활동을 하면 자신을 희생하며 병역에 종사하는 국군 장병의 사기가 저하되고 청소년 사이에 병역 기피 풍조가 만연해질 우려가 있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그동안 유승준은 지난해 11월 새 앨범 ‘어나더 데이’를 국내 음원시장에 발표하려 했지만 여론에 부담을 느낀 국내 음반사 어느 곳도 유통에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올해 1월 다시 발매를 시도했고 결국 음원이 나왔다. 그는 가사를 통해 ‘사랑받은 것을 그때 왜 난 몰랐을까’ ‘제발 되돌리고 싶어 더 늦기 전에’라고 말하고 있다. “유승준이라는 이름을 회복하고 싶은 마음”이라는 그의 바람을 과연 대법원이 이뤄줄 수 있을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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