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화용 교장(둘째 줄 맨 오른쪽)이 이끈 4학년의 마지막 수업을 마치자 아쉬워하는 학생들 ⓒ천지일보(뉴스천지)

분필 잡은 김화용 교장 교육계 ‘신선한 충격’

[천지일보= 장요한 기자] “꺽은 선 그래프로 나타낼 수 있는 경우가 뭐가 있을까요” “저요~” “저 알아요” “제가 대답할래요.”

지난 12월 15일 오후 서울 금옥초교 4학년 2반 교실. 금옥초교는 수요일마다 ‘수요터치’라는 수업이 진행된다. 이 수업이 특별한 이유는 교장이 분필을 잡고 이웃집 할아버지와 같이 친근하게 직접 아이들을 가르치기 때문이다.

배수정(11) 양은 “쉽고 자세히 설명해주시는 교장선생님을 만나는 수요수업이 즐겁다”며 “우리가 지루해하는 것 같으면 재미있는 얘기도 해주신다”고 교장 선생님을 자랑했다.

“매주 아이들을 만나니 즐겁죠. 허허허.”

이렇게 만나는 것이 자연스러운지 아이들과 교장은 서로에게 스스럼이 없었고, 수업은 활기가 넘쳤다. ‘수요터치’는 정규교육과정과 연계한 방과후활동으로 매주 수요일 교장, 교감을 포함한 전 교사가 참여해 실시하고 있는 수준별 수업이다.

1·2학년은 국어과목을, 3~6학년은 수학과목을 공부한다. 학년별로 학생의 흥미와 수준에 따라 다양한 학급을 편성하기 위해 수준별 교재도 교사들이 직접 제작·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김 교장이 ‘수요터치’를 시작한 것은 지난해 3월 실시한 국가수준 교과진단평과에서 서울시와 성동구청 관내 초등학교보다 학생들의 학력수준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동안 김 교장을 비롯해 전 교사가 열의를 갖고 아이들을 가르친 노력의 산물은 값진 결실로 되돌아왔다. 한 해를 결산한 결과 서울시 전체 학교 중 ‘학력향상우수학교’로 뽑히게 된 것.

특히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 위치한 금옥초교 일대는 저소득층의 비중이 높은 지역으로 교육에 대한 의지가 약한 곳이기 때문에 이 같은 성과는 큰 의미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김 교장은 이 외에도 ‘드림프로젝트’ ‘사랑의 씨앗, 개인통장’ ‘1인 2교과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해 학생들의 자신감을 키워주고 학교 구성원들의 교육열을 끌어올렸다.

입학식과 졸업식, 바자회, 학예회 같은 행사도 특별하다.

입학식에서는 부적응 신입생을 위해 신입생 가족과 교사, 선배 학생이 함께 레크리에이션을 진행하고 졸업식의 경우에는 교장이 아이들에게 일일이 졸업장을 나눠주고 해당 학생의 학교생활이 담긴 영상도 보여준다. 학예회 때는 전교생이 모두 참여해 자신의 장기를 발휘할 수 있다.

학교의 모든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학생들이 행복하고 꿈을 갖게 하는 것이다. 사회적 이슈로 등장한 각종 교육 비리나 폭력 등으로 인해 학교 이미지가 땅에 떨어진 속에서도 교육계 희망적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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