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역사문화 여행⑬] ‘눈동자로 찰칵’ 남한산성서 서울을 담다
[지하철 역사문화 여행⑬] ‘눈동자로 찰칵’ 남한산성서 서울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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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주요 교통수단인 지하철. 그 노선을 따라가 보면 곳곳에 역사가 숨어있다. 조선의 궁궐은 경복궁역을 중심으로 주위에 퍼져있고, 한양의 시장 모습은 종로를 거닐며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지하철역은 역사의 교차로가 되고, 깊은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와 관련, 켜켜이 쌓여있는 선조들의 발자취를 지하철 노선별로 떠나볼 수 있도록 역사 여행지를 내·외국인에게 소개해 보고자 한다.

47일간의 항전을 떠올리게 하는 남한산성. 성벽을 따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천지일보DB
47일간의 항전을 떠올리게 하는 남한산성. 성벽을 따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천지일보D

신라 때 토성, 광해군 때 석성

계절마다 색다른 자태 뽐내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47일간의 항전. 역사 속에 남겨진 기억은 여전히 아팠다. 두 번의 호란(정묘·병자호란)으로 조선 백성의 고통은 극에 달했다. 한 나라의 임금이 조선 궁궐을 버리고 남한산성으로 피했으니 나라의 안위(安危)는 바닥을 곤두박질쳤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17년 개봉한 영화 남한산성은 그때를 떠올리게 했다. 그리고 현대인들에게 작품에 담긴 묵직한 메시지를 전했다. 그 배경이 된 곳이 바로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이다.

◆남문 시작으로 산책길 조성

서울 지하철 8호선 산성역에서 내려 30여 분간 버스를 타면 종점(남문 안 로터리) 전 정류장인 남문(지화문) 입구에 도착한다. 여기서부터 남한산성이 시작된다. 지저귀는 새소리와 푸릇함이 관광객을 반기 운다. 서울에서 가까워 자연스레 등산복을 차려입은 사람이 꽤 많았다.

남한산성은 계절마다 다양한 옷을 입는 곳이다. 봄에는 벚꽃 터널, 여름에는 울창한 숲, 가을에는 울긋불긋한 단풍, 겨울에는 흰 눈꽃으로 뒤덮인다.

그래서 사진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이 자주 이곳에 와 렌즈 속에 멋진 풍경을 담아 간다. 그만큼 접근성이 좋아 사람들의 삶의 한 장소가 돼 버렸다. 지리적으로 보면 경기도 광주시와 하남시, 성남시에 걸쳐 있으며 북한산성과 함께 도성을 지키던 중요한 곳이다.

남한산성 수어장대 ⓒ천지일보DB
남한산성 수어장대. ⓒ천지일보DB

원래 이곳은 신라 문무왕 12년(672년)에는 토성으로 축성됐었다. 조선 광해군 13년(1621년)에 석성으로 개축했고 인조 4년에 지금의 형태를 갖추게 됐다.

남문인 지화문은 산성 내 사대문 가운데 가장 크고 웅장하다. 성문 앞에 식재된 느티나무는 350년이 됐는데, 산성의 역사를 대신 말해주고 있었다. 성벽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는 남문을 시작으로 3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하지만 부분적으로 걷는 것도 괜찮다. 솔향기를 맡을 수 있고 계곡을 따라 졸졸 흐르는 물 빛깔도 왠지 모르게 아름답다. 핸드폰 셔터가 자연스레 눌러질 정도다.

남문 입구에서 오른쪽 성벽 길을 따라 약 1.1㎞ 걸으면 수어장대가 나온다. 수어장대는 지휘관이 군사를 지휘하던 곳이다. 그 모습은 화려하고 웅장하다. 원래 남한산성에는 5개의 장대가 있었는데, 수어장대는 현존하는 건물이다.

건물 부근에는 수어장대의 옛 모습을 담은 흑백 사진이 있어 과거를 증명하고 있었다.

수어장대에서 600m 정도 걸으면 서문이 나오고, 외벽 쪽으로 나온 후 100m가량 더 오르니 전망대가 나왔다. 이곳에서 보는 서울 시내는 그림을 그려놓은 듯 아름다웠다. 이 짜릿함에 남한산성을 찾는 것이 아닐까.

남한산성행궁 ⓒ천지일보DB
남한산성행궁 ⓒ천지일보DB

◆남한산성 행궁

이곳에는 남한산성행궁도 있다. 그런데 행궁은 좀 특별했다. 다른 행궁과 달리 종묘와 사직을 갖췄고, 도성의 궁궐을 대신할 피난처가 있는 임시 수도의 역할을 한 것이다. 남한산성행궁은 인조 2년(1624) 7월에 착공해 인조 4년(1626) 11월에 완공됐다.

인조 14년(1636) 병자호란이 발생하자 인조는 남한산성으로 피난해 47일간 항전했다. 이후 영조, 정조, 철종, 고종 등이 여주·이천 등지로 조상의 능을 참배하러 가는 길에 이곳에 머물렀다.

행궁은 1909년까지 잘 보존되다가 일제강점기에 훼손됐다. 1919년 행궁에 있던 좌승당을 경안리로 옮겨 경찰서로 사용했다. 이후 복원사업을 진행했고 2004년 좌전 등을 건했다. 2007년 6월 8일 사적 제480호로 지정됐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역사 속 남한산성은 뼈아픈 사건이지만, 시민들은 새로운 시선에서 저마다 교훈을 찾아보는 듯 보였다. 그래서 남한산성이 사랑받고 있는 게 아닐까.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천지일보DB
남한산성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천지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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