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세상] ‘몰카의 그늘’ 언제 벗어나나, 단순한 호기심이 사람 잡는다
[컬처세상] ‘몰카의 그늘’ 언제 벗어나나, 단순한 호기심이 사람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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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SBS의 뉴스의 얼굴이었던 김성준 전 앵커의 지하철 불법촬영 혐의는 많은 시민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김성준 전 앵커는 지난 3일 영등포구청역에서 여성의 하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를 받았다. 처음에는 경찰서에서 범행 사실을 부인했으나 휴대전화에서 몰래 찍은 여성의 사진들이 발견되면서 결국 혐의를 인정했다.

믿음직스럽고 좋은 인상을 풍겼던 그의 외모에서 이런 추잡한 행동의 결과가 뒤따라오면서 묵묵히 뒤에서 김성준 전 앵커를 응원했던 많은 사람들이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김 전 앵커는 사건 후 일부 취재진에 보낸 문자메시지에 “먼저 저 때문에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피해자분께 사죄드린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성실히 경찰 조사에 응하겠다. 참회하면서 살겠다”며 한순간의 호기심에 후회의 진한 감정을 드러냈다.

지하철 승강장에서 여성의 하체를 불법으로 촬영한 그의 행동이 이전 라디오방송에서 그가 직접 내뱉은 말과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 충격을 주고 있다.

김 전 앵커는 지난 5월 자신이 진행했던 SBS 라디오 ‘김성준의 시사전망대’에서 이런 말들을 늘어놓았다. “어느날 갑자기 내가 나오는 몰래카메라, 이런 게 인터넷에 떠돈다면 기분이 어떠시겠습니까?”라며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인데 이런 피해가 나날이 늘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은 평생 멍에가 돼서 살아야하는 고통일 텐데”라며 많은 몰카 피해자들을 두둔하는 언행을 했다. 그러한 김 앵커가 결국 자신이 방송에서 한 말의 덫에 걸리며, 믿고 방송을 청취했던 많은 청취자들을 배신한 것이다.

김 전 앵커는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구청역 승강장에서 여성의 신체 부위를 몰래 찍다 발각됐으며, 술을 마신 상태였다. 이후 시민들이 경찰에 신고하자 김 전 앵커는 역 밖으로 도주하다가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고를 졸업하고 워싱턴대 정치경제학 학사와 컬럼비아대 대학원 정치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엘리트가 한 행동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다.

가수 정준영의 불법 촬영과 유포 사건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몰카의 그늘이 다시 한국사회를 뒤덮고 있다. 피해자와의 직접적인 접촉이 없어도 행해질 수 있는 성폭력 범죄가 멈추지 않고 명백히 성폭력 범죄의 가장 큰 유형으로 깊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8월 29일 몰카 범죄에 강력한 법적 대응과 고강도 피해구제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고 경찰청이 ‘카메라 등 이용 촬영범죄 근절 종합대책’을 추진키로 했으나 몰래카메라 피해 사례는 이를 비웃듯 증가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뿐 아니라 볼펜, 안경, 라이터, 단추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물품으로 위장한 몰래카메라(초소형 디지털캠코더)들도 기승을 부리며, 단속을 피해가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사회의 관음증은 도를 넘어서고 있다. 경찰에 신고된 불법 촬영이 2012년 2400건이었으나 2017년에는 6400건으로 3배 이상 뛰었다. 몰카 범죄자들은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으며, 몰카 범죄자로는 판사, 대학교수, 공무원 이제는 앵커까지 소위 배웠다는 사람들도 범죄의 온상으로 추락하고 있다. 몰카 성범죄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로운 ‘사회적 살인’으로 묘사되고 있다. 법이 미약한 틈을 타, 낮은 범죄의식과 단순한 호기심이 예측할 수 없는 행동으로 연계되고 방어를 생각지 못했던 피해자들은 일상으로 복귀가 어려울 정도의 심각한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 중이다. 대한민국에서 몰카를 피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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