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은 지난해 10월 ‘명성교회 800억의 비밀’편을 통해 김삼환 원로목사와 관련해 명성교회 800억 비자금‧외화밀반출 의혹을 제기하고 부자 세습 논란을 다뤘다. 사진은 김삼환-김하나 목사의 당회장 위임 장면. ⓒ천지일보 2018.10.10
MBC PD수첩은 지난해 10월 ‘명성교회 800억의 비밀’편을 통해 김삼환 원로목사와 관련해 명성교회 800억 비자금‧외화밀반출 의혹을 제기하고 부자 세습 논란을 다뤘다. 사진은 김삼환-김하나 목사의 당회장 위임 장면. ⓒ천지일보 2018.10.10

‘세습 반대’ 교계 시민 단체들 성명‧집회… 한목소리로 규탄

창립 39주년 맞은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 교인 단속 나서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명성교회 김삼환-김하나 목사의 부자세습 논란과 관련해 오는 16일 교단 총회재판국의 최종 판결을 남겨두고 교계가 들끓고 있다. 그간 부자세습을 비판해왔던 측은 성명을 내고 시위를 진행하는 등 반대 목소리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김삼환-김하나 목사 부자는 교인들을 결집시키면서 내부 단속에 나선 모양새다.

이번 재판을 맡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재판국의 최종판결을 앞두고 9일 저녁 개신교 시민 단체와 장신대 관련 단체들은 청계광장 옆에서 ‘바른 재심 판결을 촉구하는 명성교회 세습반대 문화제’를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는 기독법률가회가 준비한 모의재판도 진행될 예정이다. 명성교회의 세습과 관련해 사실 자료들을 바탕으로 그간 어떤 논란이 진행돼왔는지에 대해 실제 재판을 하듯 내용을 구성해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퍼포먼스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명성교회의 세습을 반대하는 시위격인 이 모임에는 그간 한국교회 내에서 세습 반대에 목소리를 냈던 단체들이 연대했다.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 기독법률가회, 명성교회 정상화위원회, 명성교회 세습 철회를 위한 예장연대, 장신대 신대원 학우회, 장신대 목연과 학우회, 장신대 신대원 여학우회, 장신대 여학우회, 장신대 총학생회, 좋은교사운동, 촟불교회 등 단체들이 참여한다.

이들은 “지난해 8월 7일 제102회 총회 재판국이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의 청빙 무효 소송의 기각을 결정했다”며 “명성교회 교인들은 환호를 불렀고, 세습철회를 위해 싸웠던 이들은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심정을 겪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러나 예장통합 제103회 총회에서 명성교회 세습의 불법성이 재확인되고, 김하나 위임목사 청빙 결의 무효소송에 대한 재심이 결의됐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103회 총회 재판국은 총회 결의 후 심리만 할 뿐 재판은 진행하지 않는, 이전 회기 재판국과 다를 바 없는 태도를 보였다. 그리고 오는 7월 16일 작년에 기각됐던 재판이 제103회 총회의 결의에 따라 다시 판결을 받는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약 1년동안 분노도 많이 했고, 지칠 때도 있었다”며 “이제는 이 싸움을 끝날 때가(End Game) 된 듯 하다. 명성교회와 예장통합교단, 한국교회의 회복을 바라는 모든 분들의 힘과 마음을 모아야 할 때”라고 재판결과가 나오기까지 적극적인 참여와 연대를 독려했다.

명성교회가 소속된 예장통합 교단 104회기 총대 30여명은 앞서 성명을 내고 명성교회 세습을 바로잡아 달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명성교회 불법 세습 철회를 위한 제104회 총회 총대대책위원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총회 재판국의 신속한 판결을 촉구한다”며 “103회 총회 뜻에 따라 명성교회 부자 세습을 용인한 판결을 기각해야 한국교회가 공교회성을 회복하고 건강한 교회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우리는 불법 부자 세습이 철회되는 판결이 내려지도록 간절히 기대”한다며 “총회 재판국의 판결 이후에도, 명성교회의 불법 세습이 철회되기까지 제104회 총회의 모든 과정을 낱낱이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8월 총회 재판국은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의 청빙을 허락한 서울동남노회의 결의가 옳다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후 ‘은퇴한 목사의 자녀도 세습방지법 대상에 해당한다’는 헌법해석이 나오면서 새롭게 구성된 총회재판국이 지난해 12월 재심을 개시했다. 재심은 그간 이뤄지지 못한채 구설수에 오르다 이달 16일로 확정됐다.

이번에 총회 재판국이 최종선고를 내리면 명성교회 세습 재판은 2년 만에 사실상 종지부를 찍게 된다. 그러나 어떤 쪽으로 결론이 나든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명성교회는 지난 7일 창립 39주년 기념예배를 갖고 교인 단속에 나섰다. 이날 예배 설교에 나선 김삼환 목사는 교인들에게 교회중심으로 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개인도 국가도 가정도 교회를 귀히 여기고 앞에 나와 엎드릴 때 하나님이 축복한다”며 “예수님만 잘 믿으면 된다. 아무리 못나고 부족해도 교회 중심으로 살면 하나님이 우리를 높여 주신다”고 내부 단속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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