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추가 도발시 심리전 본격화 의지

(서울=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의 대북 심리전 총괄 부서인 '민군심리전부'가 1년9개월 만에 부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합참은 지난 1일자로 단행된 조직 개편에서 군사지원본부 산하로 육군 소장이 책임자인 민군심리전부를 편제했으며 민군작전과, 심리전과, 계엄과, 해외파병과를 담당하도록 했다. 민군심리전부는 기존 전략기획본부의 군사기획과가 개편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09년 4월 합참 조직개편 때 폐지됐던 작전본부 소속 '민심참모부'가 다시 만들어진 것으로, 이는 북한의 추가 도발이 있으면 전단살포와 확성기방송 등 대북 심리전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되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을 대화 상대로 간주하면서 군사회담 등 대화체를 유지해오다가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 도발 등 기습을 허용하게 됐다"며 "북한의 기습 도발을 겪으면서 북한에 대한 인식이 바뀐 것"이라고 조직 신설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대북 심리전 분야가 중요한 대북 전략 수단으로 활용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높아졌다"며 "해외파병에서 민사작전 업무까지 맡게 되어 민사-심리전 업무를 총괄하는 명실상부한 심리전 부서로 역할이 강화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참에 대북 심리전 전담부서가 부활함에 따라 앞으로 북한이 추가 도발하면 심리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특히 민군심리전부에서는 대북 심리전 기법을 계속 연구할 계획이어서 대북 전단지와 확성기 방송 이상의 심리전 수단들이 개발될 것으로 관측된다.
군 관계자는 "합참의 민군심리전부는 심리전을 기획, 총괄하게 되고 국방부 직할부대인 국군심리전단이 이를 실행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군심리전단은 지휘, 인사, 정보, 작전, 군수, 방송, 매체개발을 비롯한 8개 부서를 두고 있으며 예하에 심리전 제1.3중대가 편성돼 있다.

군의 대북 심리전은 2004년 6월 남북 장성급회담에서 북측의 요구로 중단됐다가 지난해 천안함 피격사건에 따른 5.24 대북조치로 재개됐다. 재개 직후에는 FM 전파를 이용한 대북방송만 이뤄지다가 지난해 11월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심리전단 살포도 시작됐다.

군 당국은 도발 당일 40만장의 대북 심리전단을 살포했고 이후에는 기상여건을 고려해 간헐적으로 전단 살포작전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이 가장 껄끄러워하는 군사분계선(MDL) 일대의 확성기 방송은 아직 실시하지 않고 있다. 군 당국은 현재 MDL지역 11곳에 확성기를 설치해 놓은 상태다. 확성기는 출력을 최대화할 경우 야간에 약 24km, 주간에는 약 10여km 거리에서도 방송 내용을 청취할 수 있다.

북한은 남측이 확성기 방송을 시작하면 조준격파 사격할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한편 정보본부장을 국방정보본부장과 겸직하도록 개편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국방정보본부장을 합참 정보본부장과 겸직토록 한 것은 "정보본부장이 국방장관 예하 조직이지만 합참의장 통제로 전환토록 하여 군령권을 행사하는 합참의장에게 전략정보와 해외정보, 군사정보 등 모든 분야의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겠다는 취지"라고 군 관계자는 강조했다.

이런 조치는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 도발 때 정보본부가 합참의장을 적시에 보좌하는 기능이 미흡했다는 지적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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