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이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정례브리핑을 마치고 질문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이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정례브리핑을 마치고 질문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

軍 “경계실패 관련 없어” 주장

부대조사기간 장기휴가 내보내

국방부 “모든 가능성 놓고 조사”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북한 어선 정박 사건으로 경계실패 책임을 물어 조사를 받았던 육군 23사단의 당시 초소 근무 병사가 한강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병사에 대한 심리적 압박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군은 경계실패 조사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9일 육군 등에 따르면, 육군 23사단 소속 A일병(21)은 전날 오후 9시 55분경 서울 한강 원효대교에서 투신해 사망했다. 당시 근처를 지나던 유람선이 발견해 신고를 했고, A일병은 여의도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의식이 돌아오지 않아 숨졌다.

A일병은 삼척항 인근 초소 상황병으로 근무했다. 지난달 15일 오전 북한 어선이 삼척항에 입항했을 때는 오후 2~10시 근무를 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병은 초소에서 상황일지를 작성하고 상황이 생기면 간부들에게 보고하는 역할을 한다.

A일병 투신 사건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소문이 퍼지면서 군이 뒤늦게 발표했다. 정부와 군 합동조사단이 북한 어선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심리적인 압박을 받아 투신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의문점은 A일병은 지난달 22~28일 연가 중이었고, 이달 1~9일까지 정기휴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간은 정부와 군 합동조사단이 북한 경계실패를 이유로 해당 부대에 조사를 벌이고 있는 시점이다. 또 통상적으로 제대 전 병장이 아닌 이상 장기간의 휴가를 나가기가 쉽지가 않은데 A일병은 장기간의 휴가를 나갔다는 점도 의문점으로 부각된다.

이에 대해 육군 관계자는 “개인의 휴가와 위로휴가를 붙여서 간 것이라서 규정상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날 육군은 입장문을 내고 “해당 병사는 최초 상황 발생 시간에 상황 근무를 서지 않았고, 합동조사단이 해당 초소 현장을 확인했던 지난달 24일에는 휴가 중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병사가 북한 소형 어선 상황과 직접 관련이 없고 조사대상도 아니었으며 조사받은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군은 해당병사가 심리적 압박을 받았다는 주장에 대해서 “확인된 바가 없다”고 했다.

이날 육군 관계자는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이 병사는 배려병사였다며 “통상 부대에서 배려병사를 좀 더 면밀히 관찰하고 감독하고 있다”며 “목선(북한 어선)과 연관성,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놓고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유서 여부에 대해서는 군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고, 조금 더 수사를 진행해야 된다”고 답했다.

이날 국방부 관계자는 “해당 병사는 북한 어선 상황과 직접 관련이 없고 조사 대상도 아니었다”며 “또한 병사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것을 여러 차례 밝혔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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