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김지윤 기자]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익숙한 영상이 흘러나온다. MBC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무한도전 멤버들이 주방장복을 차려 입고 난타를 시작한다. 이어 형형색색 옷을 맞춰 입은 이들이 나와 탈춤 농악 포구락 태권도 사자북춤 등 다양한 한국민속 춤과 무예는 곧 싱싱한 채소들이 오버랩된다. 계속되는 난타와 춤들이 어우러져 마지막에는 한국 고유 음식인 비빔밥이 등장한다. 광고는 한국의 아름다움과 조화로움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한국인들은 반찬을 이것저것 넣고 대충 비벼먹기도 하고 콩나물을 주재료로 사용하는 전주비빔밥, 잘게 썬 김치 위에 쌀을 얹혀 밥을 짓는 해주비빔밥 등 지역의 특산물을 주 재료로 이용해 만들어 먹는다. 비빔밥은 이 외에도 지역과 주 재료에 따라 진주비빔밥 궁중비빔밥 산채비빔밥 낙지비빔밥 해조비빔밥 닭고기비빔밥 육회비빔밥 돌솥비빔밥 등 종류가 다양하다.

비빔밥은 밥 위에 몇 가지의 찬을 얹어 고추장을 넣고 쓱쓱 비벼 먹기도 하지만 제대로 만들려면 갖은 재료와 양념을 만드느라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기도 하다.

비빔밥을 골동반이라고도 하는데 여기서 ‘골동’은 ‘섞는다’ ‘혼합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각 재료의 개성을 살리면서 다른 찬들과 섞여도 맛을 이루는 비빔밥은 남녀노소와 내외국인을 막론하고 인기를 끌고 있다.

먹거리의 한 종류이지만 사실 비빔밥에는 한국 고유의 정신이 담겨있다. 다채로운 채소와 고명이 밥 위에 얹힌 비빔밥은 ‘조화’를 상징한다. 들어가는 재료가 골고루 어우러져야 맛이 난다. 한 재료가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적절하게’ 들어가야 맛의 균형이 맞춰진다. 이러한 모듬 음식은 예부터 ‘나’만을 고집하지 않고 ‘우리’를 강조한 조상들의 모습과 닮았다.

조상들은 이웃과 조화를 이뤘으나 근본적으로 자연과도 어울려 살았다. 공자가 ‘겉모양의 아름다움과 속내가 서로 잘 어울린다(文質彬彬)’고 말했듯 문물조화(文物調和)를 진즉에 이뤄나가고 있었다. 문물조화사상은 단순한 논리적인 이념이 아니라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가령 인간과 하늘의 조화(天人合一), 인간과 자연의 조화(風流徒), 원효의 화쟁사상, 신라의 화랑도 정신 등이 대표적인 조화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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