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종교·경제·문화에 묻다

[천지일보 = 전국부 특별취재팀 강수경, 박수란, 정인선, 이현정 기자] 언론매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정보의 홍수 속에 있지만 일부 독자들은 풍요 속 빈곤을 호소하고 있다.

천지일보는 지난 1년여 간 ‘중도개혁’을 외치며 언론의 역할을 감당해 왔다. 다사다난했던 2010년을 마감하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시점에서 ‘중도(中道)언론’이 나아가야할 방향은 무엇일까.

본지는 사회 종교 문화 경제 등 각계에서 생각하는 중도언론이란 무엇이며, 이들이 2011년 신년에 기대하는 언론의 역할은 어떠한지 들어봤다.

 

광주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류한호 교수. ⓒ천지일보(뉴스천지)
광주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류한호 교수
중도언론, 옳고 그름 명확히 판단·전달하는 것

“광주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류한호 교수는 중도언론에서 말하는 ‘중도’란 중립적 입장을 뜻하기 보단 정의롭고 바른 길을 뜻한다고 전했다.

류 교수는 “원천적으로 중도언론이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이 싸울 때 그것을 중계방송 하듯 전달하는 것은 중도가 아니죠. 양시양비론도 중도로 볼 수 없습니다. 나쁜 것은 왜 나쁘고, 좋은 것은 왜 좋은지를 깊이 있게 살피고 밝혀내 독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진정한 언론”이라고 말했다.

또 류 교수는 우리 시대에 언론은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적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을 생명으로 여기고 약자와 강자의 싸움에 약자의 편을 드는 것이 중도언론의 역할로 볼 수 있다고 정의했다.

이러한 내용으로 중도의 입장을 적용한다고 볼 때, 오늘날 특정한 정치적 시각이나 특정 이익 편향적 관점이 보도에 무차별적으로 반영되거나 영향을 미치는 일부 언론의 형태는 부절절하다고 류 교수는 따끔하게 꼬집었다.

특히 류 교수는 2010년 최대 이슈로 ‘북한 연평도 포격사건’을 꼽았는데 이 속에서 지나치게 정부 발표에만 의존해 언론들이 보도에 나섰으며, 크고 여유 있는 시각에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이라는 관점을 캐치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언론역할의 미흡함을 아쉬워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은 2011년 새해를 맞았어도 지금 우리가 안고 있는 안보문제로 이어진 상황이다.

류 교수는 올 한 해 연평도 사건을 남북 사이에 건너기 힘든 불신과 적대감을 키우는 정치적 상황전개로 쫓아가지 말고 평화와 통일을 지향하는 진지한 모습을 중도언론이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평도 사건을 통해 안보의식의 중요성을 심어주면서도 우리나라가 짊어진 평화통일의 과제를 배제하는 것이 아닌 함께 풀어나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하는 것, 이것이 중도언론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가는 방법이라 류 교수는 이야기했다.

▲ 천도교 정덕재 교무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천도교 정덕재 교무부장
“바른 잣대 세워 옳은 길 제시” 중도언론 역할

“중도언론은 모든 것을 포용하고 다름을 수용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천지일보가 1년여 간 중도언론으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해준 것 같습니다.”

천지일보 창간부터 1년여 동안 신문을 구독하며 그 발걸음을 지켜본 천도교 정덕재 교무부장은 천지일보를 이같이 평가했다.

정덕재 교무부장은 “중도는 근본자리를 의미하며, 바른 잣대를 세워 옳은 길을 제시하고, 모든 것을 포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천지일보가 그동안 하나의 종교에 치우치지 않고 모든 종교를 다뤄주며 국민들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인도해 주는 중도언론의 역할을 다 해준 것 같아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교무부장은 “종교는 최고의 가르침으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바른 길을 제시해야 하는 사명을 안고 있다. 한데 요즘 템플스테이 등 불교와 기독교와의 대립, 돈 문제, 종교의 세력화 등으로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먼저는 성직자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솔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종교 안에서 서로 포용하고 다름을 수용해서 화합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역할을 천지일보가 잘 해 왔고, 앞으로도 중도를 지키며 상생과 화합의 길을 제시한다면 더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언론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 교무부장은 “언론도 종교와 마찬가지로 권력화 되고 어느 한쪽의 입장에 서서 자신들의 색만 드러내려고 한다면 참된 언론의 역할을 할 수 없다”며 언론의 역할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어 그는 “사건사고, 특종 기사도 좋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환히 밝힐 수 있고 따뜻하게 해주는 기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또 역지사지의 마음을 갖고 반대편에 선 자들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일 줄 아는 언론, 사회의 어려운 곳을 환히 비춰줄 수 있는 언론지가 될 것을 주문했다.

▲ 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 차연복 본부장 ⓒ천지일보(뉴스천지)
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 차연복 본부장
“언론·성실한 기업 간 신뢰있는 네트워크 중요”

벤처기업들의 활발한 경영활동을 위해 2011년 언론은 기업들과 어떠한 상생활동을 해야 할까. 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 차연복 본부장을 만나서 들어봤다.

언론과 기업이 부정적인 의미의 유착관계가 아닌 상생을 할 수 있는 길에 대해서는 그는 “기업인들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례로 기사를 발굴하는 기자와 기업인의 정직한 신뢰 관계를 강조했다.

차 본부장은 “기자의 안목으로 내면의 아름다움을 가진 좋은 기업을 찾을 수 있도록 성실한 기업가와 언론이 신뢰로 형성된 협력 네트워크 활동이 필요하다”고 견해를 전했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네트워크를 통해 차 본부장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것은 벤처기업들이 사업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다.

“현재 기업 활동을 하는 데는 제도상, 행정상 많은 규제들이 있습니다. 꼭 필요한 규제 외 기업의 활동을 방해는 요소들은 언론이 기업과 함께 정보를 공유해 철폐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들이 자유롭게 사업할 수 있는 풍토를 언론과 기업이 함께 힘을 모아 조성해보자는 뜻이다.

차연복 본부장은 그동안 언론이 갖고 있던 고질적인 병폐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벤처기업 입장에서 언론사의 주목을 받는다는 것이 좋아야 하는데 도리어 언론에 집중되면 광고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꺼리게 된다”며 이미지 쇄신을 요구했다. 이와 동시에 우수한 기술과 시장성을 지닌 좋은 벤처기업들을 발굴해 알려주기를 희망했다.

지역 경제인으로서 차연복 본부장은 지역경제 발전을 희망하기도 했다.

“정부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으로 세종시와 대덕·오송의 광역 인프라가 함께 연계해 대한민국 100년 대계의 과학기술대국의 입지가 충청권에서 수립됐으면 좋겠어요.”

차 본부장의 바람대로 신년에는 언론과 중소기업의 상생과 협력을 통해 지역경제가 발전하길 기대해본다.

▲ 대구시립합창단 박영호 지휘자 ⓒ천지일보(뉴스천지)
대구시립합창단 박영호 지휘자
“국민 생각하고 진정성 담은 언론, 바른 언론” 

문화계 지역인사가 생각하는 바른 언론이란 어떤 것이며, 2011년 언론에 기대하는 것은 무엇일까.

박영호 대구시립합창단 지휘자는 “언론의 잘못된 보도로 엉뚱한 사람이 상처 받지 않았음 해요. 정확한 사실보도가 중요하다는 말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박영호 지휘자가 단호하게 꺼낸 이야기는 언론을 통해 피해를 보는 사람이 더 이상은 생기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생각하는 진정성이 담긴 언론이 바른 언론”이라고 언론에 대해 정의했다.

박 지휘자는 “사회는 각박해져가고 신문이나 뉴스를 봐도 좋은 소식보다는 좋지 못한 소식들이 더 부각된다”며 안타까운 일이라고 토로한다.

이러한 이유로 그는 “언론이 사회의 아름다운 모습을 많이 보도해줬으면 좋겠다”면서 “큰 선행을 한 사람뿐만 아니라 주위에서 일어나는 작은 선행들을 많이 보도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길 바란다. 서로를 칭찬할 수 있는 습관을 만드는 것도 언론의 존재가치라 생각한다”며 언론에 바라는 점을 털어놨다.

하지만 그가 지금껏 바라봐왔던 언론의 문제점도 따끔하게 지적했다. 그는 “언론이 너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비판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며 “사람들은 자연스레 그러한 영향을 받게 되고, 심지어 아이들의 사고를 비뚤어지게 만들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언론이 아이들의 교육적 측면을 방심하고 있는 듯해 아쉽다는 견해다. 또한 그는 선정적 내용의 보도를 지양해야 한다며 그로 인한 피해는 누가 책임을 질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문화 분야에서의 언론의 역할을 당부했다. 박 지휘자는 “신문을 보면 문화면이 많지 않아 아쉽다”며 “공연 문화소식 등이 많이 다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창작 작품에도 관심을 가져줘서 어렵게 만들어지는 작품들이 언론을 통해 빛을 발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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