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20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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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지방은행간 경쟁 치열
금감원, 지방銀 인센티브 검토
농협銀, 금고시장 사수도 관건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하반기 시중은행들의 지방자치단체 금고 유치전이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 울산, 충남, 경북, 경남 5개 광역단체와 44개 기초단체 등 총 49곳이 올 하반기에 금고 운영기관 선정에 나선다. 이들 지자체는 연말 금고 계약이 만료되면서 8월 초쯤부터 입찰공고를 내고 금고 운영기관 선정 절차에 돌입한다.

시중은행들은 기존 지방은행들과 지역 금고 유치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 금고를 맡을 경우 대규모의 지자체 예산을 운용할 수 있는 데다, 해당 지역의 공무원, 지역주민까지 잠재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수익이 짭짤한 편이다. 전국 광역·기초자치단체의 금고 규모는 약 341조 5775억원으로 추산된다.

이에 은행들이 금고 입찰 과정에서 협력사업비를 많이 제공하겠다는 조건을 내거는 등 과열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만 해도 시중은행들과 농협, 기업은행, 지방은행 등이 지자체 금고 입찰 과정에서 지출한 협력사업비는 15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때문에 행정안전부는 지난 5월 지방자치단체 금고지정기준을 일부 변경했다. 지자체 금고 운영기관 선정 평가 시 은행들의 협력사업비 배점을 4점에서 2점으로 낮추고 금리 배점을 15점에서 18점으로 높이는 등 새로운 기준을 마련한 것. 하지만 은행들의 출혈경쟁을 막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나온다.

시중은행들과 지방은행들 간의 경쟁도 예의주시된다. 최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시중은행들의 공격적인 영업으로 지역 시금고까지 잠식해 들어오고 있다”면서 지방은행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지자체 금고지기를 가장 많이 맡고 있는 농협은행이 기존 금고시장을 얼마나 잘 사수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올해 금고 선정이 예고된 지자체 가운데 광주 동구, 서구, 북구 등을 제외하고 나머지 지자체 모두 농협은행이 금고 운영기관이다.

특히 비교적 지자체 예산 규모가 큰 대구·울산광역시, 충남도청, 경남·북도청 등에서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 금고는 일반회계를 중심으로 한 1금고는 8조 1250억원 규모로 대구은행이, 6960억원 규모의 2금고는 농협이 맡고 있다. 울산시의 1금고와 2금고는 각각 경남은행과 농협은행이, 경남도는 농협은행과 경남은행이다. 경북도는 농협은행과 대구은행이, 충남도는 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이 각각 1금고와 2금고를 맡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행정구역 단위가 작은 군을 제외하고 시나 도의 경우엔 대부분의 시중은행들이 금고 입찰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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