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한국외대중국연구소 연구위원 

 

중국의 일반 시민들의 생활 속에서의 변화는, 또 다른 측면에서 현재 중국의 장족의 변화와 발전을 증명해내는 현상들이라고 설명하는 데 있어 유용한 징표들이다. 지금 20대 젊은이들은 태어나면서 중국이 인구가 많고 세계 경제대국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얘기를 언론이나 학습을 통해 보고 듣고 배우고 있다. 20~30년 전부터 중국을 현지에서 직접보고 한 해 한 해 변화되어가는 실재적인 광경들을 목도한 사람들에게는 대륙의 변화가 진정 실감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변화의 실감 등이 “향후 중국이 또 어떻게 바뀔 수도 있겠구나!” 라는 단초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대한민국의 사람으로서 중국과 선린우호(善隣友好) 관계를 당연히 가져야만 하겠지만, 사드 보복에서와 같이 그들의 국가이익(national interests)을 해친다는 그들 나름대로 전략적 판단을 하고 무자비한 공세를 취할 때에도 적극 대응할 수 있는 미연의 대비를 위해서도 과거와 현재적 관점을 기반으로 미래의 모습들을 충분히 예상하는 통찰력들이 요망된다.

유학시절 때를 돌이켜 보면 중국인들이 일상생활에 가장 많이 애용한 이동수단은 자전거였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자전거는 누구나 이동시 애용하는 가장 사랑 받는 교통수단이기도 했다. 돈도 안 들어가고, 건강에도 좋고, 세워 놓기에도 좋았다. 새로운 자전거를 사면 이중 삼중으로 단단히 시건 장치를 해 자전거 도둑을 막는데 안간힘을 쓰기도 했다. 심지어 집안에 모셔두는 가장 중요한 물건 중에 하나가 되기도 했다. 중국 가정을 방문 시 아파트 주변에 줄서 있는 자전거 행렬을 비일비재하게 보기도 했다. 집안의 제일 보물로 모셔두는 가정집도 적지 않았다.

유학생들도 자전거가 꼭 필요한 수단이기에 중국에 오자마자 자전거를 구입했다. 외국학생들의 새 자전거만을 훔쳐가서 각 캠퍼스마다 비공식적으로 골머리를 앓곤 했다. 한마디로 중국은 자전거 왕국이라고 칭하는 데에 있어 당시만 해도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 하지 않았다.

그런데 일상교통과 재산 목록에서 절대적 점유를 기록하고 있었던 자전거가 전기자동차, 전기오토바이로 급속히 대체되고 있다. 북경이라든지 대도시의 교통체증의 주요 증가원인이 자동차와 전기오토바이다. 그중에서 자동차는 비싸서 쉽게 구입을 못하지만 우리 돈으로 100만원 이내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이동수단으로 전기오토바이가 큰 각광을 받고 있다. 2만여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내연 자동차에서는 선진 자동차 국가를 따라가기 쉽지 않다는 판단을 한 중국정부는 전기 쪽으로 산업정책을 바꾸었다. 친환경이라는 개념에도 부합하고 경쟁력도 있다는 판단 하에 전기 쪽으로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서서히 큰 성과를 보이고 있다.

스쿠터와 모양이 비슷한 전기오토바이(電動車)는 한번 충전으로 50~100㎞까지 갈 수도 있다. 시속 30~60㎞까지 속도를 내기도 한다. 이젠 오히려 자전거는 간간히 보인다. 주부 학생 어른들이 자전거를 개종한 전기 자전거라든지 전기 오토바이를 북경 같은 경우에는 손쉽게 볼 수 있다. 고성능 전기 오토바이도 나오고 있고 아주 보편화되는 추세이다.

유학생들이 많은 대학교 주변에는 20년 전 자전거로 즐비한 모습들이였는데 이제는 완전히 전기 오토바이로 다 바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의 일상변화의 대표적 변화는 자전거에서 전기 오토바이로의 변화를 빼고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그런데 그 전기라는 것이 중국 산업의 중심에 서서, 전기 자동차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만들고 가장 많이 굴리고 있는 나라로 중국이 우뚝 섰다. 자유민주주의에 기초한 합리적이고 보편적이고 지극히 이성적인 판단을 할 것이라고 믿고 있는 미국, 그리고 일본도 국가이익이라든지 정치적 필요에 따라 결단이라는 미명하에 자국 중심적 나아가 패권적 발상을 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중국은 앞으로 어떻게 각 사안마다 행동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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