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강릉=신창원 기자] 장마철인 6일 오전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의 산사태 우려지역에 대한 응급복구 벌목작업이 진행되는 야산 아래 주택들이 위태롭게 위치해 있다. 마을 주민들은 장마에 산사태까지 이어질까 걱정하고 있다.ⓒ천지일보 2019.7.6
[천지일보 강릉=신창원 기자] 장마철인 6일 오전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의 산사태 우려지역에 대한 응급복구 벌목작업이 진행되는 야산 아래 주택들이 위태롭게 위치해 있다. 마을 주민들은 장마에 산사태까지 이어질까 걱정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6

장마철 산사태 위험, 산불피해 주민들 ‘불안’

병풍 같은 뒷산 토사, 아래쪽 마을로 쓸려가

산불피해산림 산사태 확률 높아 ‘복구 시급’

“태풍 오면 다 작살난다… 안 오길 바랄 뿐”

“구조품 생색내기, 이재민 화나고 상처입어”

주민들 “약수터 복구, 잡목 수거, 방역 시급”

강원 산불피해 응급복구율 80%… 주민체감↓

[천지일보 강릉=신창원 기자] “오늘 밤부터 며칠간 장맛비가 내린다는데 산사태 걱정에 잠을 못 잘 것 같습니다. 또 센 태풍이라도 오는 날에는 큰일입니다.”

장마철인 6일 오전 강원도 옥계면 천남리 주민들은 장맛비에 의한 ‘산불 피해 2차 산사태’가 날까봐 불안에 떨고 있었다.

동해안 산불 피해 약 3개월째인 이날 찾은 천남리는 야산이 병풍처럼 마을을 휘감고 있었다.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 만큼 넓은 야산에는 소형 중장비 한대만이 산사태를 대비한 작업을 할 뿐이었다.

산불 피해로 불에 탄 나무는 벌목된 상태였고 잡목들만 드문드문 쌓여 있었다. 야산 중턱에는 맨흙이 속살을 드러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토사가 마을 아래쪽으로 쓸려 내려갔다.

벌목을 위해 닦아놓은 차량 진입로는 산 중턱까지 뻗어 있었다. 이 때문에 작은 바람에도 흙먼지와 검게 그을린 재가 뒤엉켜 흩날렸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장마철 집중호우에 산사태가 발생하면 산 아래 천남리 대여섯 주택이 토사의 먹잇감이 될 게 뻔해 보였다.

[천지일보 강릉=신창원 기자] 동해안 산불 피해 약 3개월째인 6일 오전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의 피해 야산에 산사태 우려지역에 대한 응급복구로 벌목한 잡목들이 쌓여 있다. 마을 주민들은 잡목에 벌레들이 유입되면서 집안에까지 벌레떼가 날아들어 생활의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6
[천지일보 강릉=신창원 기자] 동해안 산불 피해 약 3개월째인 6일 오전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의 피해 야산에 산사태 우려지역에 대한 응급복구로 벌목한 잡목들이 쌓여 있다. 마을 주민들은 잡목에 벌레들이 유입되면서 집안에까지 벌레떼가 날아들어 생활의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6

산불피해 산림은 산사태 위험성이 더욱 높아 응급복구가 필수적이다. 산불피해 산림은 뿌리가 다 훼손된 상태라 산사태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 지역은 상습 태풍 피해지역이다. 주민들은 당장에는 장마철 산사태도 문제지만 9월에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인 태풍을 벌써부터 걱정하고 있다.

마을 주민 A(80대, 남)씨는 “매미 같은 태풍이 오면 다 작살난다. 안 오길 바랄 뿐”이라며 근심했다.

주민들은 공무원과 시민단체에 대한 서운함이 컸다.

주민 B(49, 남)씨는 “강릉시에서 마당 화단 조성해준다며 봉사자 200명 데리고 왔었는데 시늉만 내다가 사진하고 영상만 찍다 갔다”면서 “봉사·구조품 모두 생색내기다. 이재민들 화만 돋우는 행위이고, 상처로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들에게 제일 시급한 건 식수로 사용하는 약수터 복구, 야산에 쌓인 잡목 수거, 방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지일보 강릉=신창원 기자] 강원도 동해안 산불 피해 약 3개월째인 6일 오전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천남리 약수터. 동네 4가구가 이 약수터 물을 식수로 사용했지만 산불 이후 불순물이 많아 사용을 못하고 있다.ⓒ천지일보 2019.7.6
[천지일보 강릉=신창원 기자] 강원도 동해안 산불 피해 약 3개월째인 6일 오전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천남리 약수터. 동네 4가구가 이 약수터 물을 식수로 사용했지만 산불 이후 불순물이 많아 사용을 못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6

최근 강원도에서 발표한 산불피해 응급복구 추진상황에 따르면 응급복구율은 80%다. 하지만 실제 주민의 체감은 이에 훨씬 못 미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도는 동해안 일원 5개 시·군 산불피해 산림지역에 294억원을 투입, 응급복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 5월 말까지 15개소의 긴급조치를 완료했다. 토양유실 등 2차 피해 예방을 위해 7월 초까지 공정률 70%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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