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 람 장관은 시위대가 입법회 건물을 점거하고 파손한 것을 비난했다(출처: 뉴시스)
캐리 람 장관은 시위대가 입법회 건물을 점거하고 파손한 것을 비난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온유 객원기자] 홍콩 행정부가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대학생들에게 ‘사적 만남’(private meeting)’을 제안했지만 거절당했다.

5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행정부는 학교 행정 당국을 통해 홍콩과기대(HKUST)와 홍콩중문대 학생 대표들과 대화하자고 제의했다. 그러나 대학생 대표들은 정부의 대화 제의가 너무 늦었다며 거절했다.

중문대 학생회장인 잭키 소는 “우리는 정부과 추진하는 대화가 단지 홍보 쇼가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며 “우리 요구가 수용될 때에만 고려할 수 있다”고 대응했다.

홍콩의 8개 대학 학생 대표들은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캐리 람 행정장관이 공개된 타운홀 미팅을 약속하고 시위참가자들을 무혐의 처분해 줄 경우에만 대화에 응하겠다며 소통을 거부하는 상황이다.

홍콩 대학생들은 송환법 완전 폐지, 람 행정장관 사퇴, 경찰 강경 진압 책임자 처벌, 체포된 시위대 석방 등으로 다양한 요구사항을 내놓고 있다.

지난 1일 홍콩 주권 반환 22주년 기념일에 벌어진 시위 과정에서 54명이 병원으로 이송됐고 그중 3명은 심각한 상태로 알려졌다.

시위 과정 중 홍콩 경찰은 최루액 스프레이와 곤봉 등을 사용해 시위대 일부를 체포했고, 시위대 중 여러 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일부 시위대는 경찰 저지선을 뚫고 입법회 건물에 들어가 의사당을 점거하기도 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시위대도 화학 세척제로 추정되는 액체를 경찰관들에게 뿌려 경찰관 13명이 호흡 곤란이나 피부가 부풀어 오르는 증세 등으로 병원에 이송됐다고 보도했다.

홍콩 경찰당국 관계자는 “시위대 중 일부는 희생을 작정한 듯 너무나 폭력적이었다”며 “만일 시위대가 크게 다치거나 사망하면 모든 비난이 경찰을 향하게 되고 국제적인 비난으로 인해 결국 정부는 실각할 수도 있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콩행정부는 HKUST 총학생회가 소규모 폐쇄적 방식으로 열리는 회의에 참여하는 것을 재고하기를 희망한다며 이는 심각하고 솔직한 의견 교환을 촉진하기 위해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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