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인근에서 공사 중이던 5층 건물 외벽이 붕괴됐다. 소방대원들이 건물이 붕괴되는 과정에서 떨어진 잔해물에 깔린 시민들을 구조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인근에서 공사 중이던 5층 건물 외벽이 붕괴됐다. 소방대원들이 건물이 붕괴되는 과정에서 떨어진 잔해물에 깔린 시민들을 구조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4

관계기관 1차 감식 결과 발표

경찰·소방·전기안전공사 등 참여

건축 잔해 치우고 추가 감식 예정

[천지일보=김정수 기자] 지난 4일 4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잠원동 건물붕괴 사고가 지상 1~2층 기둥과 보가 손상돼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는 1차 감식 결과가 나왔다.

5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경찰과 소방당국 등 관계기관은 5일 오후 3시 15분부터 1시간 45분간 잠원동 철거건물 붕괴에 대한 합동 감식을 벌였다.

이날 합동 감식엔 경찰과 소방당국, 서초구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한국가스안전공사 등 관계자 25명이 참여했다.

본격적인 감식에 앞서 합동 감식팀은 30분 정도 붕괴 전·후 건물 사진 등의 자료를 검토했다. 이후 3D촬영 현장 보존 사진을 촬영하고 건물 잔해를 살펴봤다.

이를 통해 붕괴 지점과 붕괴 원인, 철거 과정에서 안전규정 준수 여부 등을 집중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합동 감식에 참여한 경찰 관계자는 “1차 현장 조사, 굴착기 기사 진술, 폐쇄회로(CC)TV 등 수사 상황을 종합한 결과 철거 작업 중 가설 지지대나 지상 1∼2층 기둥과 보가 손상돼 건물이 붕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합동 감식팀은 좀 더 정확한 붕괴 원인을 찾고자 붕괴 잔류물을 치운 뒤 2차 합동감식을 벌일 계획이다.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건물 붕괴 사고 현장에서 경찰, 소방 등 관계기관이 현장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전날 지상 5층ㆍ지하 1층 규모의 건물이 철거 작업 중 붕괴돼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출처: 뉴시스)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건물 붕괴 사고 현장에서 경찰, 소방 등 관계기관이 현장 감식을 진행하고 있다. 전날 지상 5층ㆍ지하 1층 규모의 건물이 철거 작업 중 붕괴돼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출처: 뉴시스)

이번에 무너진 건물은 철거 작업이 절반가량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1996년 준공된 건물은 6층짜리 근린생활시설을 짓기 위해 지난달 29일 철거공사를 시작해 이달 10일 모든 작업을 끝마칠 계획이었다.

전날 브리핑에서 소방당국은 지하 1층 철거작업을 하다가 무너졌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사고와 관련해 사고 며칠 전부터 건물의 외벽이 휘어져 있었고, 시멘트 조각이 떨어지는 등 붕괴 조짐이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된 상태다.

건물 철거 전 안전 심의에서 재심을 거쳐 간신히 조건부 의결된 사실도 드러나면서 공사 시작단계부터 안전 조치가 부족했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경찰은 전날 공사 관계자들을 불러 현장 안전 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위험 징후가 감지됐는데도 공사를 강행한 것은 아닌지 전반적인 상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합동 감식 결과를 분석한 뒤 보강 수사를 통해 과실이 확인되면 공사 관계자를 형사입건할 방침이다.

4일 오후 2시 23분쯤 잠원동에 있는 지상 5층, 지하 1층짜리 철거건물이 무너져 건물 앞 도로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차량 3대 위로 떨어졌다. 이 사고로 예비신부 이모(29)씨가 숨졌고 이씨와 결혼을 약속한 황모(31)씨는 중상을 입었다. 이들은 함께 결혼 반지를 찾으러 가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다른 차에 타고 있던 60대 여성 2명도 경상을 입었다. 공사 현장에 있던 작업 인부 4명은 무사히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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