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인근에서 리모델링을 위해 철거 중이던 5층 건물 외벽이 붕괴됐다. 소방대원들이 건물 붕괴 과정에서 떨어진 잔해물에 깔린 시민을 구조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인근에서 리모델링을 위해 철거 중이던 5층 건물 외벽이 붕괴됐다. 소방대원들이 건물 붕괴 과정에서 떨어진 잔해물에 깔린 시민을 구조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4

외벽에 깔린 차량, 종잇장처럼 구겨져

차량 탑승자 중 ‘1명 사망’ ‘3명 부상’

경찰, 고개 숙이고 감정 추스르기도

시민 “철거작업, 지나치게 급했을 것”

[천지일보=김정수 기자] “펑하는 소리가 들리고는 몇 분 뒤에 소방차가 지나가서 무슨 일인가 했어요. 밖으로 나와 보니 건물이 무너져 있었고 사방에 먼지가 깔려 아수라장이 따로 없었어요.”

4일 오후 2시 23분쯤 서울 서초구 신사역 인근에서 리모델링을 하기 위해 철거 중이던 5층짜리 건물 외벽이 갑자기 도로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현장 근처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있었다는 이미순(가명, 60대, 여)씨는 이같이 말하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고가 발생한 현장은 보호장비를 갖춘 소방대원들과 무전기로 서로 소통하고 있는 경찰, 시민들이 사고 현장에 다가가지 못하도록 지켜선 경찰, 그 가운데 수액을 들고 이리저리 뛰어 다니는 구급대원들과 재난의료지원팀들로 분주하고 긴박한 모습이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인근에서 공사 중이던 5층 건물 외벽이 붕괴됐다. 소방대원들이 건물이 붕괴되는 과정에서 떨어진 잔해물에 깔린 시민들을 구조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인근에서 공사 중이던 5층 건물 외벽이 붕괴됐다. 소방대원들이 건물이 붕괴되는 과정에서 떨어진 잔해물에 깔린 시민들을 구조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4

현장에 투입된 크레인은 건물 외벽에 깔린 차량들을 밖으로 꺼냈다. 한 차량의 앞유리는 모두 깨져서 반쯤 밖으로 튀어 나와 있었고, 범퍼는 찌그러진 상태였다. 이어 나온 다른 차량은 종잇장처럼 구겨져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었다.

경찰들이 차량에서 피해자들의 소지품들을 찾아 가방에 담는 모습도 보였다. 몇몇 경찰은 구조현장에서 잠시 떨어져 고개를 숙이며 애써 감정을 추스르기도 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건물 외벽이 갑자기 붕괴되면서 인근 도로를 지나던 차량 4대를 덮쳤고 차량 운전자와 동승자 등에게 피해를 입혔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신사역 사거리 인근에서 리모델링을 위해 철거 중이던 5층 건물 외벽이 붕괴됐다. 건물이 붕괴되는 과정에서 잔해물이 차량을 덮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신사역 사거리 인근에서 리모델링을 위해 철거 중이던 5층 건물 외벽이 붕괴됐다. 건물이 붕괴되는 과정에서 잔해물이 차량을 덮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4

구급대원들은 차량 1대에 타고 있던 60대 여성 2명을 구조, 인근병원으로 이송했다. 이어 오후 6시쯤 운전자 황모(32)씨를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다. 그러나 황씨의 차량 조수석에 타고 있던 여성 이모(29)씨는 6시 33분쯤 구조됐으나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구조 작업을 지켜보던 시민들은 여성의 사망 소식에 안타까워했다. 황지혁(50대, 남)씨는 “구급차가 일찍 도착했는데 결국 4시간이나 걸려서 생사를 확인했다”며 “여성이 무슨 힘이 있어서 30톤에 육박한 콘크리트 더미에서 빠져나오겠냐”고 말했다.

황씨의 옆에 있던 김혜인(가명, 42, 여)씨도 “저기서 사고를 당한 사람들은 무슨 잘못이 있느냐. 그저 대기 신호라서 그 신호를 지켰을 뿐이지 않느냐”며 안타까워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인근에서 리모델링을 위해 철거 중이던 5층 건물 외벽이 붕괴됐다. 소방대원들이 건물 붕괴 과정에서 떨어진 잔해물에 깔린 시민을 구조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잠원동 인근에서 리모델링을 위해 철거 중이던 5층 건물 외벽이 붕괴됐다. 소방대원들이 건물 붕괴 과정에서 떨어진 잔해물에 깔린 시민을 구조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4

철거 작업이 지나치게 급하게 진행돼 이번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의심하는 시민도 있었다.

사고가 발생하기 전 건물 앞을 지나간 적 있다는 이호진(가명, 40대, 남)씨는 “낮에 은행에 갈 일이 있어 지나가던 길이었다”며 “철거를 할 때 보통 먼지가 날리지 않게 물도 뿌리고 하는데 그런 조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죽하면 숨을 참고 뛰어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먼지가 풀풀 올라오는데 숨쉬기가 힘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보통 건물을 철거할 때는 정해진 지점마다 조금씩 철거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데 먼지를 풀풀 풍기면서 이를 신경 쓰지 않고 철거를 진행했다는 건 시간에 쫓기고 있었던 게 아니겠냐”고 추측했다.

이씨는 “빨리 사고 원인을 알아냈으면 좋겠다”며 “이제는 길을 걸어갈 때마다 건물이 무너지는 건 아닌지 걱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과 소방당국은 현장 관계자들을 조사해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할 예정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신사역 사거리 인근에서 공사 중이던 5층 건물 외벽이 붕괴됐다. 소방대원들이 건물이 붕괴되는 과정에서 떨어지는 잔해물에 깔린 시민들을 구조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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