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일성대학 유학 중 연락이 두절됐던 호주 유학생 알렉 시글리가 4일 중국 베이징 공항에 도착해 걸어가고 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이날 오전 시글리가 북한에서 억류됐다가 풀려났다고 밝혔다(출처: 뉴시스)

북한 김일성대학 유학 중 연락이 두절됐던 호주 유학생 알렉 시글리가 4일 중국 베이징 공항에 도착해 걸어가고 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이날 오전 시글리가 북한에서 억류됐다가 풀려났다고 밝혔다(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온유 객원기자] 북한의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유학 중 실종돼 ‘억류설’이 제기됐던 호주인 알렉 시글리(29)가 북한 당국에 구금됐다가 4일 풀려났다고 BBC가 보도했다.

BBC는 이날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의회에서 시글리의 소재를 파악한 상황을 공식 발표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모리슨 총리는 스웨덴 외교 당국으로부터 소식을 전달받았다며 “DPRK(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가 구금했던 시글리를 풀어줬으며 지금 그는 안전하게 북한을 빠져나와 중국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평양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유학 중인 시글리는 24일 이후 연락이 두절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호주 정부는 평양 주재 스웨덴 대사관과 접촉하며 소재 파악에 애를 써왔다.

당시 일부 해외 언론들은 시글리가 북한 당국에 구금됐을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시글리는 현재 중국 베이징에 있는 호주 대사관에 머물고 있다고 BBC는 설명했다. 베이징의 한 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난 시글리는 ‘기분이 어떻냐’는 질문에 “아주 좋다. 괜찮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시글리가 추후 일본 도쿄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도쿄에는 시글리의 일본인 아내가 머물고 있다.

지난해부터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조선문학 석사과정을 밟아온 시글리는 지난달 말 이후 연락이 닿지 않아 억류 의혹이 제기됐다.

북한과 수교를 맺었지만 대사관을 설치하지 않은 호주는 영사 업무를 대리하는 스웨덴에 도움을 요청했다. 스웨덴은 켄트 롤프 마그누스 해슈테트 특사를 북한에 긴급 파견했으며, 해슈테트 특사는 지난 2일과 3일 각각 리용호 외무상과 리수용 외교담당 부위원장을 만났으며 이 자리에서 시글리 석방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 모리슨 총리는 “스웨덴 정부가 어제 북한 고위 당국자들을 만나 호주 정부를 대신해 시글리 문제를 제기했다”며 “값진 도움을 준 스웨덴 정부에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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