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는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정상회담을 위해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출처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9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이 열리고 있는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정상회담을 위해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과 중국이 상호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무역전쟁이 발발한 지 오는 6일로 1년째다.

우여곡절 끝에 다음 주 양국 고위급 무역협상이 본격 재개되지만, 실질적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미중 무역협상에 대해 “다음 주에 본격적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커들로 위원장은 “정확히 언제일지는 모르겠으나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며 “다음 주에 전화통화를 할 예정이고 대면 협상의 일정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9일 일본 오사카 정상회담에서 교착상태에 빠졌던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작년 7월 6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시작된 무역전쟁이 일어난 지 약 1년 만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해 3월 22일 ‘중국의 경제침략을 겨냥한 대통령 각서’에 서명한 데 따른 조치였다.

이에 중국 상무부는 미국의 관세 폭탄 투하 직후 똑같이 34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전 세계 경제 대국 간 본격적인 무역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작년 8월에는 160억 달러 규모의 상대국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2차 공방이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한 재보복으로 같은 해 9월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10% 관세를 집행했고 중국은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에 5~10%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맞대응했다.

보복과 재보복이 되풀이되자 자국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고, 이에 양국은 작년 12월 정상회담을 통해 관세공방을 중단하고 무역협상에 돌입했다.

그러나 근본적인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양국은 합의에 이르지 못해 지난 5월 휴전이 깨졌다.

곧바로 미국은 지난 5월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렸고 중국도 6월 1일부터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5~25%로 인상했다.

결국 미국은 대중 수입품 절반에 달하는 2500억 달러 규모의 제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중국은 대미 수입품 대부분을 차지하는 1100억 달러 규모의 제품에 5~25% 관세를 부과하게 된 것이다.

경제 대국 1, 2위의 무역전쟁은 양국뿐 아니라 전 세계 경제에 먹구름을 가져왔다.

중국은 관세전쟁으로 인해 수출 경쟁력이 저하됐고, 경기가 둔화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관세 타격전 탓에 세계 전체의 총생산(GDP)이 손실을 본다고 지적했다.

OECD는 미국과 중국이 서로 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2021년까지 미국이 0.6%, 중국이 0.8%의 GDP 손실을 본다고 전망했다. 

같은 기간에 글로벌 GDP는 0.7%, 글로벌 무역은 0.5%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전 세계가 피해를 입는 가운데 무역협상이 재개됐으나 합의가 이뤄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일단 무역협상 의제 자체에 좁히기 어려운 견해차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국가 비전인 ‘중국몽’ 실현을 위해 추진 중인 ‘중국제조2025’와 같은 산업보조금 정책에 대한 의제는 접점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은 중국의 간판 기업인 화웨이를 비롯한 첨단기술 기업들을 옥죄는 공세까지 더하고 있어 무역 전쟁이 단순한 수출입 분야에 국한된 것이 아닌 ‘글로벌 패권’을 둘러싼 다툼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이 때문에 이번에 재개된 무역협상과 휴전이 얼마나 지속될지 한치 앞을 볼 수 없으며 일년간 반복된 휴전-협상결렬-전쟁-정상회담 상황이 되풀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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