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장은진 기자] “친구와 함께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

숲 속의 사랑스러운 곤충 친구들을 만나러 떠나보자.

우리에게 친숙한 애니메이션 <개구리 왕눈이> <독수리 5형제> 외에도 <이상한 나라의 폴> 영화 <스피드 레이스>의 원작 <마하 고고고> 등을 탄생시킨 ‘타츠노코 프로덕션’에서 <꿀벌 하치의 대모험>을 내놓았다.


꿀벌 ‘하치’에게서 처음 왠지 모를 친근함을 느낄 것이다.

1974년 국내에서도 방영된 적 있는 추억의 애니메이션 주인공 하치는 1970년 ‘해치의 모험’으로 태어나, 지브리가의 ‘토토로’보다 선배다. 어느덧 불혹의 나이로 그러나 더욱 귀여워진 외모로 돌아온 그는 벌 중에서도 두뇌가 뛰어나고 따스한 감성을 지닌 꿀벌 왕국의 왕자다. 궁금한 건 못 참고 정의감 넘치는 그의 톡톡 튀는 행동, 수천 가지의 표정, 섬세한 매력을 미워할 수 없다.

오지랖이 넓은 하치는 이 동네 저 동네 참견하고 곤경에 처한 친구들을 돕느라 바쁘게 돌아다닌다.

말벌 군대의 습격으로 평화롭던 꿀벌 왕국에서 엄마와 헤어진 이후 어린 꿀벌 왕자에서 소년이 돼 엄마를 찾아 긴 여행을 떠난다. 여행 중 세피아 타운에 들러 인간 소녀 ‘아미’를 만나게 되는데….

우연한 사고로 곤충의 소리를 듣게 된 신비한 소녀 아미는 하치의 엄마를 찾아주겠다고 약속하고, 좌충우돌 하치와 아미, 숲 속 친구들의 운명과 사건 사고가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숲 속 친구들의 살아있는 캐릭터와 엄마를 찾고자 하는 하치의 간절한 소망, 그리고 가족애는 추억과 동심을 자극하면서 아이들에게 힘과 용기를 전한다.


하치의 주변 인물들은 나름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단지, 흥밋거리만 던지는 소비적인 애니메이션 영화만은 아니다. 먼저, 곤충의 소리를 알아듣고 대화하면서 하치와 친구가 된 아미. 소극적인 소녀에 불과했던 그는 곤충 친구들을 만나게 되면서 문제해결자로 나선다. 적대 관계의 곤충 사이에서 중재자의 역할을 감당한다고 볼 때 주인공은 아미, 더 나아가서 숲 전체의 곤충들이 크고 작은 주인공이 된다.

먹이사슬의 철저한 관계 속에 움직이고 있는 곤충의 세계에서 사마귀와 꿀벌은 그리 친한 사이가 아니다. 사돈의 팔촌쯤은 될까.


처음엔 적대적이었던 사마귀 ‘샤키’는 하치의 선행으로, 나중엔 꼭 필요할 때 절대적으로 도움을 주는 존재가 된다. 주변을 둘러보면 이런 사람이 있지 않은가.

세피아 타운 이곳저곳의 소식을 여기저기에 전파하고 다니는 소식통 파리 ‘분타’도 기억할 만하다.

꿀벌 왕국을 침노했던 말벌 일대가 날리는 일격이 사회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끔 한다. 말벌 여왕의 한마디. “인간들이 도움을 게 반갑지는 않지만, 우리를 쓰레기장으로 몰아넣은 것도 당신들이라고!” 비관론적 시각으로 볼 수 있다. 그냥 지나치기엔 양심에 ‘비거덕’ 소리가 난다.

향수, 재미, 감동을 선사할 올해 첫 감성 애니메이션. 세대를 불문하고 느낄 수 있는 정서와 보편적 스토리로 지난 해 여름 일본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꿀벌 하치의 대모험>. 용기와 우정의 하모니가 국내 관객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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