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in] “‘비정규직 제로시대’는 헛말”… 민주노총, 역대 최대 비정규직 총파업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차별을 분쇄하고 비정규직을 철폐하자”며 공공부문 비정규직노동자 총파업에 들어갔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공공부문 비정규노동자 총파업 비정규직 철폐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다.

이 집회는 앞서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 주최로 오후 1시부터 열린 ‘학교비정규직(교육공무직) 총파업대회’에 이어 연달아 열린 것이다.

이 집회엔 청와대 인근에서 노숙농성을 진행 중인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요급수납 해고 노동자들도 합류했다.

민주노총은 집회 참가자가 약 5만 3000여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경찰 추산은 약 3만 2000명이다. 어느 쪽으로든 올해 열린 집회 중에선 최대 규모다. 뿐만 아니라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전개하는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파업이다.

이들은 투쟁사에서 “정부는 ‘비정규직 제로시대’의 문고리만 흔들더니 돌아섰고 ‘노동존중’은 구속과 탄압으로 돌아왔다”며 “노동법 개정은 휴지조각이 됐고 적폐세력과 야합한 노동개악이 줄을 잇고 있다”고 정부에 날을 세웠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자회사 전환과 상시·지속업무 전환 예외 꼼수로 뒷걸음질 치는 공공부문 정규직화 편법을 투쟁으로 분쇄할 것”이라며 “차별 없는 직접고용 정규직화로 공공부문 비정규직 차별을 완전히 철폐할 것을 결의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가 약속한 정규직 전환이 지지부진해지는 사이 임금·상여금·휴일·복리후생에 대한 차별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며 “이젠 ‘100만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의 실질적 사용자인 정부가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당한 민주노총의 투쟁에 나를 비롯한 간부 체포와 구속으로 응답했던 정부는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며 “100만 비정규직의 진짜 사용자인 정부는 노동조건 개선과 차별철폐를 위한 교섭에 즉각 정부 차원의 진용을 꾸려서 나서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노동존중 사회는 정권이나 자본의 시혜가 아닌 노동자 스스로 쟁취하고 완성시켜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며 “일손을 멈춰 비정규직 만연한 세상을 멈추려는 오늘의 총파업 투쟁은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우리는 언제나 투명인간으로 살았지만 우리가 멈추면 세상이 멈춘다”며 “오늘 한국 사회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있어야 할 자리에 없음으로써 우리의 존재와 소중함을 알게 됐다”고 힘줘 말했다.

이양진 민주일반연맹 위원장은 “정부가 고용안정은 자회사 도입으로 눈속임하고, 평생 저임금을 받아야 하는 직무급제를 강제이식하고 있다”며 “정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눈물·희생을 자회사 전환과 직부급제 도입으로 모욕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와 나란히 앉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약속할 때 벅찼던 순간부터 약속은 하나씩 무너졌다”며 “1100만 비정규직 노동자의 가슴은 지금도 끝 모른 채 무너져 내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민주노총은 ▲자회사 전환과 상시·지속업무 전환 예외 꼼수로 후퇴하는 정규직화 편법 분쇄 ▲정부의 노동탄압 분쇄 ▲차별 없는 직접고용 정규직화로 비정규직 차별 완전 철폐 ▲민주노총 총파업투쟁 승리 등을 결의했다.

집회를 마친 이들은 효자동과 삼청동 두 방향으로 대오를 나눠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