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최병환 국무조정실 1차장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 소형어선 상황 관련 정부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최병환 국무조정실 1차장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 소형어선 상황 관련 정부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3

‘삼척항 정박’했는데 ‘삼척항 인근’ 표현으로 축소·은폐 의혹 일어

정부 “‘삼척항 인근’ 표현은 군사상 통상용어…해경 발표와 혼선”

‘삼척항 인근’ 표현 출처 어딘지에 대해선 “유관기관 논의”라고만 반복

“대북군사보안상 유관기관 靑안보실·국정원·해경·통일부 등과 협의”

靑안보실 참여하며 의혹 계속… 당시 브리핑 때 靑행정관 참석도 논란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정부가 북한 어선이 삼척항에 정박한 사건에 대해 합동조사결과를 발표했지만 ‘삼척항 인근’에서 발견됐다는 정부 발표에 따른 축소·은폐 의혹이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3일 정부는 합동조사결과를 발표했지만 ‘삼척항에 정박한’ 북한 어선에 대해 ‘삼척항 인근’이라는 표현의 최초 출처가 어디냐는 질의에 “유관기관이 협의했다”고만 답하면서 축소·은폐 의혹이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최병환 국무조정실 1차장은 정부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북한 어선이 최초 발견된 지점을 ‘삼척항 인근’이라고 표현하면서 축소·은폐 의혹에 대한 조사 결과에 대해서 설명했다.

최 차장은 “국방부가 6월 15일 상황을 접수한 시점부터 이 사안이 대북 군사보안과 연계된 건이기 때문에 매뉴얼에 따라 유관기관들과 협의해 최초 작성한 언론 보도문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그는 “초기 상황 관리 과정에서 대북 군사상 통상적으로 쓰는 용어인 ‘삼척항 인근’으로 발견 장소를 표현했다”면서 “‘삼척항 인근’ 표현은 군이 군사보안적인 측면만 고려해 국민 눈높이를 고려하지 않고 깊이 생각하지 못한 점이 있다”고 밝혔다.

당시 해경은 언론에 배포한 자료에 6월 15일 14시 10분에 ‘삼척항으로 옴으로써’라는 표현으로 발견 장소를 구체적으로 명시하면서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합참공보실은 해경청에서 발표한 내용을 확인하지 못하고 ‘삼척항 인근’이라는 표현을 17일에도 사용했다.

최 차장은 “국방부가 16일에 작성해 17일에 국회에 보고한 자료를 확인한 결과, 보고서의 상황 개요에는 ‘삼척항 인근’이라고 표현했지만 보고서 1쪽 요도의 하단부에 발견 지점을 ‘삼척항 방파제’라고 명확하게 표현해 보고했음을 조사결과 추가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군은 군사보안적 측면을 고려해 ‘삼척항 인근’을 썼지만 이 표현이 계속 논란이 되기 때문에 기자들에게 다시 ‘삼척항 방파제’라고 재공지했다”는 점도 설명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 소형어선 상황 관련 정부 합동조사 결과 발표에 앞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 소형어선 상황 관련 정부 합동조사 결과 발표에 앞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3

하지만 이번 ‘삼척항 인근’이라는 표현이 청와대의 지시는 아닌지 논란이 일고 있다.

북한 어선 발견 당시인 6월 15일 ‘군은 이 사실을 공개하자고 했는데 청와대 안보실이 공개하지 말자고 했는지 여부’에 대한 확인 결과에 대해서 최 차장은 “군 내부적으로 군사상황과 같이 사실관계 위주의 1보를 신속히 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대북 군사보안과 연계됐기 때문에 정부 매뉴얼에 따라 안보실, 국정원, 해경, 통일부 등 유관기관과 협의해 해경에서 사실 위주의 1보를 내는 것으로 정리됐다”고 해명했다.

이날 ‘삼척항 인근’이라는 표현이 어디로부터 나온 것인지 출처를 묻는 질문이 쏟아졌지만 정부 합동 브리핑에서는 “유관기관에서 협의했다”라고만 반복했다.

그러나 청와대 안보실이 군우 유관기관으로서 북한 어선 언론 발표 관련 논의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여전히 청와대 지시에 의해서 ‘삼척항 인근’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어선 언론 발표 당시 국방부 브리핑에 청와대 행정관이 참석한 점도 ‘삼척항 인근’ 표현 등에 대해 청와대가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에 힘을 더하고 있다.

최 차장은 이날 “지난 6월 17, 19일 국방부 브리핑에 청와대 행정관이 참석한 것은 부처와의 일상적인 업무협조의 일환으로 ‘브리핑 내용을 기자들이 이해했는지’ ‘기자들의 관심사항은 무엇인지’ ‘추가 설명이 필요한 요소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 차장은 이어 “당시 청와대 행정관은 정상적인 출입신청 절차를 밟고 대변인실에 도착해 신분과 브리핑 참석 사실을 설명한 후 참석했다. 과거에도 중대한 상황에 방문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최병환 국무조정실 1차장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 소형어선 상황 관련 정부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최병환 국무조정실 1차장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 소형어선 상황 관련 정부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3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지난 15일 북한 선원 4명이 탄 어선이 연안에서 조업 중인 어민의 신고로 발견됐다는 정부 당국의 발표와 달리 삼척항에 정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북한 어선이 삼척항 내에 정박됐다가 예인되는 모습. (출처: 독자제공) ⓒ천지일보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지난 15일 북한 선원 4명이 탄 어선이 연안에서 조업 중인 어민의 신고로 발견됐다는 정부 당국의 발표와 달리 삼척항에 정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북한 어선이 삼척항 내에 정박됐다가 예인되는 모습. (출처: 독자제공) ⓒ천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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