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4일 “경북 안동시 봉정사 극락전(국보 15호)이 보수 7년여 만에 곳곳에서 목재가 바깥으로 튀어나오는 ‘부재 이탈’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홈페이지)

[천지일보=김지윤 기자] 국내에서 현존하는 목조건축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경북 안동시 봉정사 극락전(국보 15호)이 보수 7년여 만에 곳곳에서 목재가 바깥으로 튀어나오는 ‘부재 이탈’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4일 홈페이지에서 “우리나라 목조문화재를 대표하는 안동 봉정사 극락전의 전면 도리부분과 측면 보, 측면 창방 부위에서 목재가 부분 이탈되는 현상이 진행되고 있는 사실을 최근 확인했다”고 밝혔다.

황 소장의 말에 따르면 봉정사 극락전에 현재 부재 이탈 현상은 극락전 전후좌우 5곳에서 발견됐다. 하중이 집중되는 도리와 기둥이 만나는 부분에서 이탈현상이 뚜렷해 정밀 조사를 할 경우 심각성은 더할 것으로 황 소장은 진단했다.

봉정사 극락전은 고려시대 목조건축물로 부석사 무량수전보다 건립시기가 이른 것으로 확인된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아울러 일제 때 일본기술을 이용해 해체 수리된 것이 아니라 순수 국내 기술을 이용한 건물로도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간이 30년 정도 흐르면서 봉정사 극락전 처마부분의 하중으로 처마 처짐 현상과 주요 구조재에서 이완 현상이 발생하면서 지난 2001년 9월부터 약 3년간 전면적인 해체 수리 공사를 단행한 바 있다. 이 때 최고(最古) 목조건축물이라는 점을 감안해 부재를 가급적 교체하지 않는다는 방침하에 썩은 부분을 긁어내고 에폭시(접착제)의 일종인 수지(樹脂)로 보강하는 방법을 채택했다.

황 소장은 “전통적인 보수공법이 아닌 수지공사 등 현대적 공법에 대한 면밀한 검증의 필요성이 현실로 드러난 것”이라며 “수지공사에 대한 적정성 여부와 함께 목조문화재 보수공사에 대한 고질적인 문제점도 차제에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문화재 보수공사에서 수지공사 등 현대적 공법을 채택할 때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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