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최병환 국무조정실 1차장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 소형어선 상황 관련 정부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3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최병환 국무조정실 1차장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 소형어선 상황 관련 정부 합동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19.7.3

귀순 1명은 서울 이모 찾아 탈북시도하다 수감 경력 있어… 선장도 귀순

2명은 귀순 의도로 출항… 4명 승선기준 이유로 2명 모집 이들은 北 귀환

한국 입항 위한 유류 및 음식물 등 확인… GPS는 국과수에서 추가 조사 중

군복은 작업복으로 많이 입고 인민복은 귀순시 행색 고려한 것으로 진술

간첩선은 200마력인데 비해 이번 어선은 28마력… 대공혐의점 발견 못해

[천지일보=손성환 기자] 북한 소형 어선(소형 목선) 귀순자 1명은 한국 내 이모를 찾아 육상 탈북을 시도하다가 북한 내에서 체포된 전력이 있다고 정부 합동조사결과가 3일 발표됐다.

이날 서울 정부청사 브리핑실에서 국무조정실 최병환 1차장은 국방부 합동조사단 결과를 발표하며 이러한 내용을 밝혔다. 군의 경계작전 실패로 북한 소형 어선이 NLL을 넘어 삼척항에 유유히 정박한 사건에 대해 조사결과가 이날 발표되면서 소형 어선에 탑승한 귀순자 2명과 북으로 돌아간 2명에 대한 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최 차장은 “최초 신문에서 4명 모두 귀환의사를 표명했지만, 이후 조사과정에서 2명은 귀순을 희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귀순자 2명중 선장인 1명은 생활고와 가정불화가 있었다고 진술했고, 다른 귀순자 1명은 한국 내 이모를 찾아 육상탈북을 시도하다가 북한에서 수감 전력이 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한국 내 이모를 찾아왔다는 귀순자는 한국영화 시청을 한 협의로 조사와 처벌을 받을 것을 두려워해 이번 해상을 통한 한국행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고 최 자장은 설명했다.

이들의 해상 이동 과정에 대해서 최 차장은 “북한에서는 어로 작업 시 최소 3명(선장 1명, 선원 2명) 이상이 배에 승선해야 하기에 통상 4명이 승선한다는 점으로 북으로 귀환된 2명은 귀순한 선장이 추가로 모집했고, 이들은 최초에 귀순 의도를 몰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국으로 귀순한 선장 1명이 NLL 월선 당시 귀환자 2명이 북으로 돌아갈 것을 주장했지만 선장과 의견충돌이 났고 선장이 ‘이 배는 내 배니까 가고 싶으면 내려서 걸어가라’고 하자 마지못해 남으로 향한 것으로 밝혔다”고 말했다.

북한선원 4명은 최초 출동한 해경에게 ‘표류했다’고 거짓말을 하면서 우리 정부가 잘못된 발표를 한 것으로 조사 결과 밝혀졌다.

최 차장은 “북한 선원들이 지난 6월 14일 21시경 1.8해리(3.3㎞) 지점에 도착 후 대기 시 의도적으로 왔다고 하면 가족들에게 피해가 간다는 생각으로 기관이 고장 나고 기름도 떨어져서 가장 가까운 곳으로 왔다고 말했다” 설명했다.

최 차장은 “귀순한 선원 2명은 처음에는 북한 귀환의사를 밝힌 이유는 한국으로 귀순의사를 너무 빨리 밝히면 북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피해가 갈 것으로 우려해 귀환의사를 밝혔다가 나중에 다시 실제 송환되는 것에 두려움을 느껴 귀순 의사를 표시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들 북한선원 4명은 장거리 이동을 위해 6월 9일 출항 시에는 250㎏의 유류를 적재했고, 2회에 걸쳐 어장에서 잡은 오징어 약 110㎏을 인근의 상선에 넘기고 유류 60㎏과 식료, 화폐를 받은 것으로 진술했다”고 말했다. 소형 목선의 연비 4.1㎞/ℓ를 고려시 출발지에서 어장을 거쳐 삼척항까지 운항하기에는 충분한 것으로 합동조사단은 판단했다.

최 차장은 “배가 깨끗한 이유는 조업활동이 6월 11일, 12일 2회 밖에 되지 않고 오징어는 그물을 들어올릴 때 먹물을 많이 내뿐고 이후에는 물만 내뿜어 선체에 먹물이 많이 묻지 않았고 목선의 영우 물이 내부에 수시로 드나들면서 씻겨나가기도 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북한 4명이 배에서 취사는 어떻게 해결했는지에 대해서는 항해 중 선상에서 밥을 지어 끼니를 해결했다고 진술했고 실제로 삼척항 입항 당시 선박에는 그릇, 냄비, 가스버너, 수저 등 취사도구와 쌀 28.8㎏, 감자 4.1㎏, 양배추 6.1㎏ 등 식재료 39㎏과 김치찌개, 멸치조림 등 남은 음식물 10.3㎏을 합쳐 총 49.3㎏가 남아 있었다”고 말했다.

북한 어선의 GPS 좌표 기록과 작동 경위에 대해서는 선장은 항해 과정에서 어장 위치와 집결지 등 좌표 8개를 GPS에 입력했는데 잘못 입력한 좌표 1개, 중복된 좌표 2개, 이동경로와 관련 없는 좌표 1개를 제외하면 남하 경로와 관련된 좌표는 4개로 확인됐다. 북 어선 GPS 내부 메모리에 항적 데이터 존재여부 확인을 위해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추가 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최 차장은 “북한 어선 4명이 2명은 군복을 입은 것은 군복을 작업복으로 입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라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그는 “귀순한 선장은 친구로부터 받은 군복이고 귀환자 1명은 과거 군 복무 시 입었던 군복이며, 얼룩무늬 군복은 과거 특수부대에 보급됐던 것이나 2015년부터는 전방부대부터 보급되고 있고 북한 내 시장에서도 작업복으로 유통된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최 차장은 “북한 어선 중 인민복을 착용한 경위는 출항일 전 선장이 함께 탈북하기로 한 선원의 출항 검열에 대비해 깨끗한 옷을 입고 오라고 했고 이 선원은 깨끗한 옷이 인민복이라고 생각해 이를 입고 승선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어 “승선해서는 작업복으로 바꿔 있었다가 작업복을 말리는 과정에서 바람에 날려 분실하면서 비옷을 입고 있다가 삼척항 입항 때는 행색이 초라한 것으로 고려해 인민복으로 다시 갈아입었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최 차장은 “이들은 대공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들의 배는 중국산 저출력 엔진 1개만 장착한 소형 목선이며 간첩선에 비해 성능이 떨어져 해상 침투나 도주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간첩선은 독일제나 일제 200~300마력 주엔진과 예비 엔진 1개를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들 북한 선원 4명은 모두 특수훈련을 받은 신체적 특징이 없었고 무기와 간첩통신장비 등 특이물품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합동조사단은 이들 북한 어선 선원에 대해서 대공협의점 등을 조사하고 2명은 “북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귀환 의사를 희망해 6월 16일 통일부에서 연락사무소를 통해 북한에 송환계획을 통보했고 6월 17일 북한에서 인수 의사를 밝혀와 다음 날 판문점을 통해 송환했다고 밝혔다.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지난 15일 북한 선원 4명이 탄 어선이 연안에서 조업 중인 어민의 신고로 발견됐다는 정부 당국의 발표와 달리 삼척항에 정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북한 어선이 삼척항 내에 정박됐다가 예인되는 모습. (출처: 독자제공) ⓒ천지일보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지난 15일 북한 선원 4명이 탄 어선이 연안에서 조업 중인 어민의 신고로 발견됐다는 정부 당국의 발표와 달리 삼척항에 정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북한 어선이 삼척항 내에 정박됐다가 예인되는 모습. (출처: 독자제공) ⓒ천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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